[인천/경기]강철草?… 승용차 문틈서 10㎝ 자라

  • 입력 2005년 6월 8일 07시 35분


코멘트
“승용차 문틈의 ‘금속성 텃밭’에서 새싹이 자라고 있어, 보는 이들 마다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경기 부천중부경찰서 중동지구대 소속 임동규(39) 경장이 타고 다니는 현대자동차 아반떼 승용차의 운전석 바깥 쪽 문틈에서 어린 나무가 2개월가량 자라고 있어 화제다.

임 경장이 4월 중순 새싹을 첫 발견했을 때보다 2배 이상인 10cm 크기로 자랐고, 잎사귀도 2개에서 7개로 늘은 상태.

임 경장은 “집에서 20km 거리인 사무실을 오가는 동안 서울외곽순환도로를 지나야하기 때문에 시속 100km까지 달리는 경우가 많다”며 “문틈의 먼지 속에 뿌리를 내렸기 때문에 강한 바람도 이겨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나무가 상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우선 문을 여닫을 때도 상당히 조심하고 있고, 주차장에서도 장난기 많은 어린이들이 함부로 뽑아내지 못하게 잘 보이는데 세우고 있다.

또 화학성분이 강한 세제의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해 새싹을 발견한 이후 한번도 승용차 세차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여름철이 다가오면 뜨거운 태양열로 달구어지는 금속 차체로 인해 고사될 위기도 있어 이식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임 경장은 “어린 나무가 일단 살기 척박한 환경에 잘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며 “나무가 더 잘 자랄 수 있는 방법을 알기 위해 전문가 자문을 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