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들의 性]외국의 어린이 성교육

  • 입력 2005년 4월 25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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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 예쁘죠?” 미국의 초등학생들이 밀가루로 만든 아기 인형을 안고 활짝 웃고 있다. 이들은 하루 동안 이 인형을 안고 다니면서 ‘부모가 된다는 것’의 책임감과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우리 아기 예쁘죠?” 미국의 초등학생들이 밀가루로 만든 아기 인형을 안고 활짝 웃고 있다. 이들은 하루 동안 이 인형을 안고 다니면서 ‘부모가 된다는 것’의 책임감과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영국에서 초등학교 6학년 수업시간에 성에 대해 토론하고 선생님이 ‘살펴보라’며 콘돔도 하나씩 나눠줬어요.”

초등학교 시절을 영국에서 보낸 장민영(29·여·서울 용산구 한남동) 씨는 “초등 1학년부터 성교육을 받았고 6학년 때 콘돔을 집에 가져갔더니 엄마가 깜짝 놀라셨다”며 “어릴 때부터 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외국의 성교육은 전통과 문화에 따라 다르지만 미국과 영국은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미국은 10대의 임신이 사회문제가 되자 1989년 공립학교의 성교육을 의무화했다. 의사, 사회학자, 교사 등으로 구성된 ‘미국 성정보·교육위원회(SIECUS)’ 등을 통해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나아가 중고교에서의 성교육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특히 미국은 연령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실시한다. 유치원생에게는 ‘새와 꿀벌이 꽃과 만나는 과정’을 빗대어 성교육(Birds and Bees)을 하고 초등생에게는 ‘밀가루로 만든 아기 인형(Flour Baby)’을 안고 다니게 한다. 집과 학교에서 진짜 아기처럼 다루고 통학한다. 육아의 어려움을 체험함으로써 원치 않는 임신을 하지 않도록 가르치기 위한 것이다.

영국은 교육기술부(DFES) 주도로 초등생 성교육을 실시한다. 성지식뿐 아니라 성 문제 대처법을 가르치는 데 역점을 둔다.

이화여대 조연순(초등교육)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초등학생에게도 피임법을 가르친다”며 “우리 청소년도 성에 눈뜨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어 체계적인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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