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어루만진 ‘10년 인술’ 삼성서울병원 이강우교수

  • 입력 2005년 3월 16일 18시 42분


10년 동안 노숙자와 무의탁 노인들을 무상으로 치료해 온 이강우 교수가 15일 경기 성남시 ‘안나의 집’에서 무의탁 노인을 진찰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 서울병원
10년 동안 노숙자와 무의탁 노인들을 무상으로 치료해 온 이강우 교수가 15일 경기 성남시 ‘안나의 집’에서 무의탁 노인을 진찰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 서울병원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은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연한 의무입니다. 노숙자와 장애인 등 약자를 돕는 것은 우리 모두 진심으로 나서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노숙자를 돕는 한 외국인 신부와의 인연으로 10년 동안 노숙자와 무의탁 노인들을 무상으로 치료해 온 삼성서울병원의 이강우(李康雨·재활의학과) 교수.

그는 1996년부터 동료 의사 및 간호사와 함께 경기 성남시에 있는 노숙자·무의탁 노인의 쉼터인 ‘안나의 집’과 ‘평화의 집’에서 매월 2차례 이들의 건강을 돌보아 왔다.

이 교수가 의료봉사에 뛰어든 것은 1995년 ‘노숙자의 대부’로 불리는 이탈리아 출신의 빈첸시오(49) 신부를 만나면서부터. 2001년 서울시 선정 외국인 명예시민으로 뽑힌 빈첸시오 신부가 사고로 다쳐 이 교수의 치료를 받으면서 인연은 시작됐다.

이 교수는 당시 아무 연고도 없는 이국에서 봉사활동을 펴는 신부를 보며 가슴에 조그만 불씨가 댕겨지는 것을 느꼈다. 마침 이 교수의 품성을 알아본 신부가 의료봉사를 부탁하자 이 교수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후 이 교수가 10년 동안 치료해 온 노숙자와 무의탁 노인은 적게 잡아도 1만여 명. 게다가 자신이 담당한 재활의학과의 레지던트 훈련과정에 아예 의료봉사를 포함시켜 재활의학과 학생은 연간 최소 2, 3차례 이 교수를 따라나서 무료진료에 참여한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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