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농산물 개방 “뭉쳐야 산다”

  • 입력 2005년 2월 24일 2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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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지역의 농민들과 관련 단체 등이 모두 참여해 농산물 생산은 물론 판매, 홍보, 도시민과의 교류 등을 직접 하는 새로운 형태의 조직을 결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북 칠곡군 가산면 농민들과 지역 단체 회원 등 200여 명은 22일 면사무소에서 ‘가산농업발전위원회’(위원장 김성태·55) 창립총회를 열었다.

이 위원회에는 가산면의 쌀사랑회, 버섯사랑회, 사과사랑회, 청정채소작목반 등 농산물 생산조직과 이장협의회, 청년협의회, 여성농업인회, 농업경영인회, 새마을지도자회 등 지역 내 관련 단체가 모두 참여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이날 창립총회에서 “시장 개방으로 외국산 농산물이 밀려 들어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농업과 지역을 살리기 위해 농민들이 모두 힘을 합치자”고 다짐했다.

이 위원회는 기획단, 축제위, 브랜드관리위, 여성특별위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위원장을 비롯해 기획업무를 총괄하는 실무위원장, 정책자문, 기술자문, 유통자문 등이 나름대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

이종남(李鍾南·47) 실무위원장은 “지역의 농업을 발전시켜 소득과 삶의 질을 높이고 농산물 개방에 적극 대응하자는 취지에서 조직을 결성했다”며 “앞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도시민과의 직거래를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위원회는 자체 홈페이지 구축작업을 4월경 완료해 본격적으로 홍보를 하고 향후 수년 동안 대구와 구미 등 인근 도시에 가산지역 농산물 공동브랜드인 ‘학마을’ 판매장 10개소를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가산면 농민들은 관공서 등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사과 따기, 고구마 캐기, 돼지 몰기, 허수아비 세우기 등 다양한 이벤트가 곁들여진 농산물축제를 지난해 10월 처음 개최했는데 도시민 4000 여명이 참석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 위원회의 규약 등을 만드는데 기여한 황석재(黃錫在·42·농촌지도사) 가산면농민상담소장은 “생산자와 관련 농민단체가 모두 합쳐 만든 조직은 전국에서 처음”이라며 “고품질의 농산물을 제공해 도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경우 농업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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