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 대학 평가순위 공개]기계-고대, 생명-포항 ‘1위’

  • 입력 2005년 2월 21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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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지난해 실시한 대학 학문분야 평가에서 기계공학은 고려대, 생물·생명공학은 포항공대, 신문방송·광고홍보는 이화여대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대교협은 학문분야 평가인정제의 2004년 평가대상인 기계공학(81개 대학), 생물·생명공학(75개 대학), 신문방송·광고홍보(58개 대학) 분야 평가와 40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종합평가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지금까지 ‘최우수’ ‘우수’ ‘인정’ ‘개선요망’ 등으로만 발표돼 온 대교협의 대학 평가결과가 올해 처음 순위까지 공개돼 대학 구조조정을 앞두고 파장이 예상된다.

매년 대교협 평가에 대해 “평가의 기준과 방식 등에서 객관성이 떨어져 인정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는데 올해는 평가의 신뢰도를 둘러싼 시비가 증폭될 가능성도 있다.

이현청(李鉉淸) 대교협 사무총장은 “예상되는 논란과 파장을 무릅쓰고 순위를 발표한 것은 대학이 시대가 요구하는 사명을 다해 인재양성의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문분야 평가 결과=기계공학 분야에서는 고려대 한양대(안산) 충남대 한국기술교대 영남대 부산대 한양대(서울) 포항공대 한국산업기술대가 1∼9위로 최우수 집단에 들었다. 국민대와 서강대가 공동 10위였고 서울대는 15위에 머물렀다. 연세대는 지난해 공학인증원으로부터 공학분야에 대한 평가 인증을 받아 이번 평가에서 제외됐다.

생물·생명공학은 포항공대와 이화여대가 1, 2위로 최우수 등급을, 연세대 성균관대 충남대 숙명여대 서울대 한양대(안산) 고려대 중앙대(순서대로 3∼10위) 등 58개 대학이 우수 판정을 받았다. 황우석(黃禹錫) 교수가 재직 중인 수의학과는 생물·생명공학 평가 대상이 아니다.

신문방송·광고홍보는 이화여대 연세대 동의대 서울여대가 1∼4위로 최우수였고, 우수 그룹 21개 대학 가운데 전북대 한림대 숙명여대 서울대 인천대가 5∼10위였다.

▽종합평가=이화여대가 100점 만점에 97.75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한양대(서울·96.76점) 한양대(안산·95.60점) 인하대(95점)가 최우수 그룹을 차지했으며 우수 그룹에 든 서울여대(93.92점)가 5위였다.

종합평가는 각 대학이 신청한 연도에 그룹별로 받기 때문에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는 이번 평가대상에서 빠졌다.

▽서울대 평가 왜 낮나=서울대는 3개 분야 모두 ‘최우수’ 집단에 들지 못했으며 순위는 10위 안팎이었다.

이는 신입생 입학성적, 졸업생 취업의 질 등 서울대가 강점을 가진 분야보다는 수치상의 교육여건이 평가지표의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또 국립대 특성상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외형적인 ‘포장’을 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종합평가는 대학재정, 발전전략, 교육, 사회봉사, 연구, 학생·교수·직원, 교육여건 등 영역별로 점수가 매겨졌다. 학문평가는 교육목표 및 과정, 학생·교육성과, 교수, 교육여건 등이 평가 대상이며 항목별 가중치가 달리 적용됐다.

▽평가의 신뢰성=지난해 일부 분야의 대학 교수들이 대교협 평가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평가 거부를 결의하는 등 잡음이 있었다.

평가항목과 기준이 미리 공개되기 때문에 실제 학문과 교육의 질보다는 사활을 걸고 평가 준비에 매달린 대학이 높은 점수를 받게 되는 측면이 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선진 외국처럼 대학 평가 기능을 담당하는 전문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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