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곽路 공사 또 ‘벽’에…수락산 인근 사찰 “균열”주장

  • 입력 2005년 2월 15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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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일산∼퇴계원 간 36km) 수락산터널 공사가 인근 사찰의 반대로 보름째 중단되고 있다.

사업 시행사인 서울고속도로㈜는 15일 “사찰에서 터널 공사로 피해를 보았다며 보호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해 1일부터 터널공사를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수락산터널은 경기 의정부시와 서울 노원구 상계동을 잇는 2.9km의 터널로 양 방향에서 굴착공사가 진행돼 현재 300m만 더 뚫으면 되는 상태.

그러나 터널 공사 지점에서 수직으로 147m 위쪽에, 수평으로는 12∼67m 거리에 있는 조계종 학림사(서울 노원구 상계4동) 측이 지난달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것.

학림사 측은 “지난해 11월부터 발파작업으로 인해 건물에 균열이 생기고 있으며 7m가량의 석불 입상이 앞으로 기울어져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또 “두 곳의 경내 약수터 중 한 곳의 물이 말라 버렸고 또 다른 한 곳은 수량이 10분의 1로 줄었다”고 덧붙였다.

학림사 신도회 중심으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2일과 29일 공사 현장에서 ‘사찰파괴 중지 결의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기자가 확인해 본 결과 법당 내 목조기둥에 나뭇결을 따라 폭 3∼4cm, 길이 1m 이상의 균열이 여러 개 있었고 천장 이음새도 빠져 있었다. 그러나 석불이 기울었는지는 확인키 어려웠다.

서울고속도로 측은 “기울기 측정 결과 석불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약수 고갈은 겨울철 때문이지 공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또 “소음은 50.4∼62.6dB, 진동은 0.022∼0.095cm/sec로 기준치 이하여서 사찰 목조기둥의 균열 등은 터널 공사로 인한 피해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고속도로 측은 석불에 지지대를 설치하고 발파 폭약량을 조절해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다.

의정부=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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