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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월 17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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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은 개념 파악후 문제집 풀어야
4학년이 돼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과목이 수학이다. 첫 단원부터 ‘억(億)’ 단위의 큰 수가 소개되면서 겁을 먹는 학생들이 많다.
방학 기간을 이용해 ‘물건 사고팔기’ 등 돈을 주고받는 놀이를 해 보자. ‘내가 몇 배를 더 받았나’ 등의 계산을 해 보면 자연스럽게 큰 수를 익힐 수 있다. 먼저 교과서와 익힘책 위주로 공부해 개념을 확실히 파악한 뒤 문제집을 풀어 보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틀린 문제를 설명해 보라고 하면 어느 부분을 잘 모르는지 파악할 수 있다. 학부모가 보충설명을 해 주고 다시 설명하도록 하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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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정답을 찾기보다는 공책이나 연습장 등에 풀이 과정을 꼼꼼히 적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서울교대 수학교육과 배종수(裵鍾秀) 교수는 “학부모들은 단답형 사고에 익숙해 초등 교과 내용을 어렵게 느낄 수 있는 만큼 과거 자신의 공부법은 잊는 게 좋다”며 “교과 내용과 풀이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학생 스스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주는 것이 궁극적으로 이득이 된다”고 말했다.
사회는 2학기 때 삼국시대 역사가 등장한다. 한국사와 세계사 동화책이나 만화책 등을 미리 읽어 두는 것이 좋다.
지리 분야를 어려워하는 학생도 많다. 지역학 교과서가 따로 있는 만큼 시청이나 도청 등을 방문해 자신이 사는 지역과 관련된 정보를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직접 체험보다 더 좋은 공부법은 없다. 교과서에 나오는 경복궁, 서울 남산 봉수대, 경북 경주 남산, 인천 강화도, 충남 공주 공산성, 부여 낙화암 등 유적지를 탐방해 보면 지리나 역사에 대한 감각을 키우고 흥미도 높일 수 있다.
최근에는 국어 수학 사회 등 교과 내용을 만화로 그린 책들이 많이 나와 있는 만큼 부담 없이 읽어보는 것도 좋다. ‘교과서 만화’(글수레) ‘교과서를 만화로 공부해요!’(삼성출판사) 등은 학년별 과목별 시리즈로 나와 있다.
○“비문학적인 글은 엄마가 읽어 주세요”
국어는 3학년까지는 비교적 자유로운 읽기, 쓰기 활동을 하다 4학년이 되면서 시간 순서, 장소의 이동 등 주제별 글쓰기가 나온다. 설명문, 논설문 등 비문학적인 글도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갑자기 비문학적인 글을 접하면 어려워할 수 있다. 부모가 함께 읽어 주면 도움이 된다.
서울시교육청 심영면(沈英眠) 장학사는 “내용과 느낀 점에 대해 서로 이야기해 보면 도움이 된다”며 “여건이 여의치 않으면 자녀와 함께 읽어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흥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본격적으로 독후감과 ‘현장학습 보고서’를 쓰는 활동이 많으므로 내용을 요약 정리하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독서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수학 과목에서 글로 된 문장제 문제의 해석을 어려워한다.
3학년 때까지는 단문 위주의 문제가 나오지만 4학년이 되면 문제를 읽은 뒤 어떤 연산을 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그래서 독서능력이 모든 교과 공부의 바탕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쉬운 동화책만 읽은 학생들은 위인전, 과학도서, 역사책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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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로서기’ 기틀 잡아줘야
4학년은 독립심이 커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아이들도 부모보다는 친구를 더 좋아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학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계획을 짜고 문제를 해결하는 기회를 주는 등 자립심을 기르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서울 영훈초등학교 고승연 교사는 “저학년 때처럼 부모가 다 알아서 해 줄 경우 고학년이 돼서도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기 쉽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그냥 혼자 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서서히 꾸준하게 기틀을 잡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아이의 숙제를 계속 도와 준 부모라면 그 빈도를 줄이고 문제집 풀기 계획을 함께 짜 볼 수도 있다. 부모는 문제집 채점만 해 주고 틀린 것을 설명해 주는 등 단계적 변화를 시도해 보자.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조연순(趙延順·부속초등학교장) 교수는 “공부만 강조한다고 지적 발달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며 “새로운 친구들과 만나고 다양한 책이나 상황에 접해 볼 기회가 많을수록 사고 능력이나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경남 A초교 수학성적 비교해 보니…▼
초등학교 교사들은 4학년이 되면 상위권의 수가 줄어들고 하위권이 형성되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울산 M초등학교 손효진 교사는 “3학년 때는 90점 이상 학생 10여명을 포함해 80점 이상 학생이 반에서 절반 정도 된다”며 “그러나 4학년이 되면 90점 이상이 4, 5명으로 줄고 80점 이상도 10여 명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손 교사는 “20점 이하 4, 5명 등 하위권으로 처지는 경우도 생긴다”며 “부모가 관심을 갖지 않으면 격차가 점점 벌어진다”고 말했다.
실제 본보가 경남 A초등학교 3, 4학년 각각 1개 학급의 단원 평가 성적을 비교한 결과 3학년 수학 성적은 전체 35명 중 △90점대는 20명 △80점대 7명 △70점대 4명 △60점대 2명이고 최하 점수는 45점이었다. 그러나 4학년 수학은 △90점대 8명 △80점대 3명 △70점대 6명 △60점대 7명으로 중간 그룹이 두툼해졌다. 40점 미만도 3명이나 됐다.
사회도 3학년 평균은 77점인데 4학년은 63점으로 뚝 떨어졌다. 이런 분석은 단원이나 문제의 난이도, 학급별 학습 수준, 이질 집단 등을 반영하지 않은 단순 비교이지만 4학년부터 학습 능력의 차이가 뚜렷해지는 시기임은 알 수 있다.
서울 방일초등학교 배한숙 교사(28·여)는 “사회 시험에서 ‘질서확립’, ‘주민’ 등의 단어가 나오면 무슨 뜻이냐고 묻는 학생이 많다”며 “아는 문제만 한두 개 풀다 중간에 포기하고 낙서하거나 딴짓을 하는 학생도 종종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4학년이 되면서 성적과 관련해 상담을 요청하는 학부모도 늘어난다.
경기 평택시 세교초등학교 손효정 교사는 “단원평가, 중간고사 성적을 보고 나서 충격을 받는 학부모들이 많다”며 “그래서 사교육에 매달리게 되지만 너무 의존하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경남 A초등 3,4학년 성적 비교(단위:명) | ||||
| 점수 | 수학 | 사회 | ||
| 3학년 | 4학년 | 3학년 | 4학년 | |
| 90점 이상 | 20 | 8 | 7 | 3 |
| 80∼89점 | 7 | 3 | 10 | 5 |
| 70∼79점 | 4 | 6 | 8 | 5 |
| 60∼69점 | 2 | 7 | 7 | 4 |
| 50∼59점 | 1 | 0 | 0 | 6 |
| 40∼49점 | 1 | 4 | 2 | 4 |
| 30∼39점 | 0 | 2 | 1 | 2 |
| 29점 이하 | 0 | 1 | 0 | 2 |
| 합계 | 35 | 31 | 35 | 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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