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인플루엔자 발생]H5N2로 인체 감염사례 없어

  • 입력 2004년 12월 22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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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지역 긴급 통제22일 광주 서구의 한 씨오리농장에서 저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관계당국이 인근 출입을 통제하고 긴급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광주=연합
발생지역 긴급 통제
22일 광주 서구의 한 씨오리농장에서 저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관계당국이 인근 출입을 통제하고 긴급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광주=연합
22일 국내에서 고(高)병원성으로 바뀔 수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발견됨에 따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에 발견된 H5N2 바이러스는 폐사율이 낮고 인체 감염 사례가 없었던 저(低)병원성이지만 방역작업을 소홀히 할 경우 사람과 동물의 공통전염병인 고병원성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에서 조류독감의 인간 감염 사례가 처음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농림부는 조류 인플루엔자 취약지역에 대한 특별점검을 하는 등 방역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발생 상황=광주 서구 세하동의 한 씨오리농장에서 H5N2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발견된 사실이 알려지자 광주시는 긴급 방역작업에 들어갔다.

서구청 직원 및 경찰 군인 등 100여 명을 동원해 감염된 오리와 오염된 사육도구 등을 땅에 묻고 해당 농장과 인근 오리농장 3곳에 조류 인플루엔자가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24일 해당 농장의 오리에서 채혈한 피를 이달 1일 간이 진단키트로 검사한 결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발견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진단을 의뢰했다.

검역원 1차 진단결과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채혈을 다시 한 뒤 재검사를 하자 저병원성 바이러스의 특징이 나타난 것.

해당 농장의 오리는 1일 이후에도 모이를 잘 먹고 산란율도 종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등 고병원성 바이러스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농림부는 전했다.

그러나 농림부와 광주시는 고병원성으로의 변이 가능성을 우려해 항체가 발견된 1일 이후 해당 농장의 오리를 반출하는 것을 금지했다.

▽H5N2 바이러스=이번에 확인된 H5N2 바이러스는 지난해 12월 충북 음성을 시작으로 3월까지 19건이 발생한 H5N1과는 다른 종류다. H5N1은 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치킨점 등 관련 업계에 1조 원대의 피해를 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감염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H5N2는 인체 감염 사례가 없었던 저병원성이지만 방역작업이 철저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체로 감염될 수 있는 고병원성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어 방역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1994년과 1997년 멕시코와 이탈리아 방역당국은 저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국가방역을 소홀히 해 해당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변이된 사례가 있다. 농림부는 이번에 발견된 바이러스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얻기 위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했으며 결과는 23일 오후 발표된다.

▽방역대책 어떻게 이뤄지나=농림부는 철새가 한반도에 들어오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를 조류 인플루엔자 특별대책기간으로 설정하고 방역작업 중이다.

특히 조류독감 발생지역과 취약지역인 21개 시군을 집중관리대상지역으로 지정해 하루 2차례씩 예찰 활동을 펴고 있다.

또 씨오리농장 65곳 가운데 50곳, 일반 오리농장 366곳 가운데 203곳, 오리도축장 519곳 중 332곳을 대상으로 혈청검사를 했다. 이번에 H5N2가 나타난 씨오리농장도 혈청검사과정에서 발견된 것.

이와 함께 천수만 등 전국 25개 철새도래지에서 조류 배설물검사도 실시하고 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광주=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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