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아낌없이 주고 떠난 ‘아름다운 삶’

  • 입력 2004년 12월 17일 0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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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50대 지체장애인이 자신의 장기를 기증해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또 국립묘지에 묻힐 수 있었던 국가유공자가 자신의 몸을 의학발전을 위해 기증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16일 “8일 경남 창원시에서 오토바이를 타다 사고를 당해 뇌사상태에 빠진 정노권 씨(51·경남 마산시)가 만성신부전증으로 고생하던 30대 남자를 비롯해 5명에게 신장과 간, 각막 등을 기증한 뒤 13일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독신인 정 씨는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장애 4급의 몸으로 살아왔지만 평소 ‘세상을 떠나면 장기를 기증해 아픈 사람들에게 건강을 주고 싶다’는 뜻을 사촌동생 정노숙 씨 등 주변 사람들에게 밝혀왔다.

사촌동생 정 씨는 “오빠는 형편이 넉넉지 않아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돼 있었지만, 봉제기술을 익히는 등 성실히 살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장기기증 운동본부는 또 6·25전쟁 참전용사인 장인국 씨(77)의 시신을 유족들로부터 기증받아 13일 경희대 해부학 실습실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11일 경기 의정부시 자택에서 고혈압으로 숨진 장씨는 1950년 화랑무공훈장을 받아 대전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었으나 2000년 작성한 장기기증 서약서에 따라 시신을 기증했다.

장 씨는 생전에 “어차피 한줌 흙으로 돌아갈 육신인데 떠나는 길에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해 왔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장 씨의 시신은 경희대 해부학실에서 2년간의 연구과정을 거친 뒤 화장돼 유족에게 인계될 예정이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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