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수능不正]서울교육청 ‘커닝주의’ 사전교육

  • 입력 2004년 11월 23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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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교육감 “죄송합니다”김원본 광주시교육감이 23일 오후 광주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수능 부정행위 사건과 관련한 사과문을 발표한 뒤 “국민에게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광주=연합
광주 교육감 “죄송합니다”
김원본 광주시교육감이 23일 오후 광주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수능 부정행위 사건과 관련한 사과문을 발표한 뒤 “국민에게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광주=연합
서울지역의 일부 일선 교육청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전날인 16일 각 고교의 진학지도담당 교사를 불러 이례적으로 인터넷 등에서 떠돌고 있던 ‘수능 괴담’과 관련해 특별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는 당시 ‘수능 괴담’에 대해 교육당국이 상당히 신경을 곤두세웠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광주시교육청도 휴대전화 부정행위 가능성을 우려해 시내 각 학교에 주의를 촉구했으나 실제 부정행위 발생을 막지 못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 산하 11개 지역 교육청에 “언론보도나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글들을 보니 부정행위가 우려된다”며 “휴대전화 단속 등을 특히 철저히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에 일선 교육청에서는 진학지도담당 교사들을 수능 전날 소집하거나 공문을 보내 이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본보가 입수한 한 지역 교육청의 회의자료에는 “최근 인터넷에는 ‘수능 괴담’이 어쩌고 하면서 수험생들이 집단적으로 소형 휴대전화로 부정행위를 획책한다는 글이 있다”며 “이맘때면 으레 나오는 소문으로 무시하기에는 어려운 내용”이라는 주의가 담겨 있었다.

이 자료에는 또 “인터넷 글에는 ‘팔토시’에 넣고 문자메시지를 날리면 감쪽같다는 내용이 버젓이 나온다”는 구체적인 부정행위 수법까지 소개하면서 예방을 당부했다.

서울의 한 고교 진학지도부장은 “예년에도 시험 전날 교사들을 불러 교육을 시켜 왔지만 이번처럼 강도 높은 주문은 이례적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은 8일 ‘수능 부정행위 예방을 위한 특별조치’ 공문을 관내 전 고교에 보낸 데 이어 9일 고사장을 관리하는 31개교 교감 및 교무부장 회의를 통해 감독 강화 및 유의사항 등을 교육했다고 밝혔다.

이 공문은 ‘수험생이 휴대전화 등 디지털 송신장비를 이용해 부정행위에 나선다는 정보가 있어 관련 장비 일체가 시험장에 반입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대리시험 및 부정행위 관련 브로커를 적발할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11일에는 각 학교 진학부장을, 16일에는 각 학교 단위로 감독관 및 파견관 회의를 열도록 해 부정행위 방지교육을 실시했다.

광주의 한 고교 관계자는 “부정행위 예방 공문은 수능 시즌이면 항상 내려오는 의례적인 것으로 대부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에는 교육당국과 학교가 좀 더 강력한 메시지를 수험생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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