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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1월 23일 0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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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광주 동부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광주 S고 3학년 이모군(19) 등 7명은 모두 같은 중학교 동창 사이. 친구들 사이에서 주먹 잘 쓰기로 소문난 불량서클 ‘일진회’ 소속 학생들로 일부는 학교 폭력사건에 연루된 전력이 있다는 사실도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 때문에 첫 제보자는 처음에 경찰과의 접촉을 상당히 불안해했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자신의 수능 응시에 지장이 없도록 안전을 보장할 것과 가족에게조차 이 사실을 알리지 말 것을 제보 조건으로 내세웠다”면서 “혹시라도 자신의 신분이 밝혀져 보복받지 않도록 신분과 관련해선 절대 함구해줄 것을 거듭 부탁했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또 “제보하는 것에 대해 한참을 고민했지만 이들 때문에 선의의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는 생각에 제보를 하고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제보자의 경찰 진술에 따르면 모두 6개 고교에 흩어져 재학 중이던 핵심멤버 7명은 수능에 자신이 없어 시험 몇 달 전부터 부정행위를 모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인원을 모으는 ‘수집책’ 역할도 도맡아 했다.
‘중계 도우미’를 맡았던 30명 가운데 한 명인 모 고교 K군(17)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주동자에 속한 ‘일진회’ 선배들의 요구에 따라 친구와 함께 중계 도우미를 모았다”고 말했다.
한편 핵심멤버 7명은 검거된 직후 수사과정에서 묵비권을 행사해 경찰이 상당히 애를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른 가담 학생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결국 이들 7명이 뒤늦게 입을 열어 ‘수능 괴담’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광주=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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