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집 나서면 옆동네도 ‘구만리’

  • 입력 2004년 11월 19일 2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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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 늑장행정에 입주자들이 실망을 하고 있어요. 대중교통이 너무 열악하니까 상당수 주민이 입주를 꺼리고 있어요.”

올 6월부터 인천 서구 당하동 원당지구에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지만 대중교통 등 도시기반시설이 부족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원당지구에는 6월 LG 자이아파트(938가구)의 입주를 시작으로 대림, 풍림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했으며 신안, 동문 아파트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내년까지 1만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19일 오전 8시반 당하동 LG자이 아파트 앞. 주민들이 서구청행 13번 노선버스를 타기 위해 분주하게 지구 밖에 있는 정류장을 향해 걷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에서 버스정류장까지의 거리는 잰 걸음으로도 7, 8분은 넘게 걸린다. 그나마 배차간격이 30분이어서 한대를 놓치고 나면 지각을 하기 일쑤다.

주민 강정희씨(34·주부)는 “자가용 없이는 원당지구에 사는 것을 포기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아파트 단지와 연결되는 도로가 언제 개설되는지 시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원당지구에는 15일 개설된 1002번(원당지구∼서울 광화문) 버스를 제외하고는 단 한 노선도 지구내로 들어오지 않고 있다. 이는 원당지구∼쓰레기수송도로를 잇는 왕복 8차로(폭 20m), 길이 640m의 도로 개설이 소규모 공장 등에 대한 보상이 지연되면서 당초 예정보다 1년 정도 늦어지고 있기 때문.

버스업체 관계자는 “도로가 개설되지 않으면 옛길(농로·왕복 2차로)로는 버스 운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로 출퇴근 하는 주민들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유일하게 1002번 버스가 개설됐지만 유현사거리(경기 김포시 풍무동)에서 원당지구로 우회전하는 길이 좁아 배차 간격을 제때 맞추지 못하고 있다. 우회전이 되지 않아 직진을 한 뒤 버스를 돌려 원당지구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

주민들은 “인천시종합건설본부에 1002번 버스가 사거리에서 곧바로 우회전을 할 수 있도록 도로를 넓혀 달라고 수차례 건의했는데도 감감 무소식”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역으로 출퇴근 하는 김모씨(45)는 “한참 지구밖으로 걸어나가 76-1번 버스를 타고 서구 장기사거리까지 간뒤 다시 삼화고속 광역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하루에 서너시간씩 버스안에서 보내야 하는데다 버스 요금도 만만치 않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또 김포시 풍무동에서 서울 영등포구를 오가는 강화운수 소속 69-1 버스가 하루빨리 원당지구를 경유하도록 노선이 조정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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