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청소년문화행사 일회성 지원 “그만”

  • 입력 2004년 11월 12일 1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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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인 1998년 10월 30일 인천 중구 인현동 호프집에서 화재가 발생, 청소년 57명이 숨지고 87명이 부상하는 대형 참사를 빚었다.

인천시는 이 사건을 계기로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볼 거리 ,즐길 거리, 놀 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중장기 문화육성시책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청소년 문화 존’ 조성사업이 3년간 추진됐고, 올해부터 이 사업이 문화관광부 지원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문화 존에서 진행되는 청소년 대상의 문화행사는 대중매체의 영향을 받은 힙합, 락, 치어댄스, 댄스스포츠 등이 대부분이다. 기성세대에게는 ‘하위문화’로 치부되는 장르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많은 청소년 동아리들이 연습할 장소도 없고 공연기회도 제대로 얻지 못했던 과거에 비해 이제 이들이 여러 공식 문화행사의 주체자로 나서는 것은 성과로 꼽을 수 있겠다.

인천 출신의 ‘비보이’ 댄스 팀이 2001년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후배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창조적 예술성에 스스로 열광한 청소년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문화광장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와 구청에서 주관하거나 지원하는 청소년 문화프로그램이 일회성 축제행사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내용들이 동시다발로 진행되고, 상금이나 참가비도 일괄적이지 못해 청소년들이 상업적으로 참가하는 경향도 있다. 동아리를 대상으로 한 행사도 서로 별다른 차이 없이 획일적이다.

청소년 문화행사가 질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민단체나 행정당국, 교육청 등 청소년 관련 기관들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이며, 청소년 문화프로그램을 공유해야 한다.

6년 전에 갈 곳 없어 방황하다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한다면 소수 특정집단이 아니고 많은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광장이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어야 한다.

고성란 인천YWCA 사무총장 ywcai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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