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용인~분당 머내고가道 ‘제2의 주민간 도로분쟁’ 되나

  • 입력 2004년 11월 9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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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남부 최악의 출퇴근 정체를 빚고 있는 국가지원지방도 23호선의 경기 용인시 동천동∼성남시 분당구 동원동 구간을 잇는 머내고가차도 건설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고가차도 예정지 주변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자칫 ‘7m 도로 분쟁’(분당구 구미동∼용인시 죽전간 연결도로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지역간 갈등)에 이어 ‘제2의 주민간 도로분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고가차도 건설 계획=경기도는 2007년까지 460억원을 들여 지방도 23호선 풍덕천사거리(수지)∼금곡나들목(분당) 2.4km를 현재 왕복 6차로에서 8차로로 확장하고 이 구간 내에 머내고가차도(길이 640m, 왕복 6차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도는 지난달 확장공사에 착공했다.

도는 특히 병목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가도로 앞뒤 총 760m 구간은 10차로로 만들 계획이다.

▽엇갈리는 주민 이해=이 고가차도 건설은 수도권 남부 교통난 해소를 위해 건설교통부와 경기도가 추진해 온 핵심 대책 중의 하나.

국지도 23호선을 주로 이용하고 있는 용인시 풍덕천동, 상현동, 성복동 등 수지지역 남쪽 주민 7000여명은 지난해 초 “머내 지역의 고가차도 건설이 시급하다”며 경기도 등에 건의서를 냈다.

그러나 고가차도 건설 계획이 가시화되자 고가차도 주변 지역인 동천동과 동원동 주민들이 ‘머내고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고가차도가 들어서면 △소음 증가 △지역 상권 붕괴 △신분당선 연장선 지하철역 유치 차질 등 숱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버스중앙차로제가 실시되는 상황에서 고가차도가 건설되면 서울행 광역버스 이용에 큰 불편을 겪게 된다고 주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주민 이모씨(42·여)는 “고가차도가 생기면 버스 정류장이 수백m 떨어진 곳으로 옮겨 갈 것이고 그러면 무정차 통과하는 차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기도는 동천동∼동원동 사이에 병목 지점이 워낙 많아 고가차도 건설이 교통난 완화에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 일대 하루 교통량은 6만1000여대에 이르고 2009년이면 7만8000여대로 늘어나 이대로 가면 도로의 기능을 상실한다는 것.

도 관계자는 9일 “주민들의 반대를 감안해 방음벽을 설치하고 버스중앙전용차로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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