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폰팅업자 무더기 구속

  • 입력 2004년 11월 8일 16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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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이에요. 000-0000으로 전화주세요'

무심코 인터넷 경품 행사에 참여하거나 게임 사이트에 가입하면서 제공한 개인정보가 자신도 모르게 폰팅업체에 고스란히 넘겨져 '음란 스팸 메일'로 돌아오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서울중앙지검 컴퓨터수사부(부장 이득홍·李得洪)는 8일 고객 개인정보를 폰팅업체에 제공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모 온라인 이벤트업체 대표 문모씨(43) 등 2명을 이날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문씨는 온라인상에서 신용카드사, 은행 등의 경품 행사를 대행하면서 얻은 168만명의 행사 참여 고객 정보를 수익금의 40%를 받는 조건으로 폰팅업자에게 제공하고 그동안 20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또 온라인 게임사이트를 운영한 김모(35)씨는 회원들이 고스톱, 포커 등 게임을 이용하기 위해 입력한 휴대전화 번호 등 22만여명의 개인정보를 3000만원에 폰팅업체에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폰팅 영업에 이용= 검찰은 이들에게서 개인정보를 사들여 사기 폰팅 사업을 통해 거액을 챙긴 성인 폰팅업자 손모씨(35)등 6명도 구속 기소하고 김모씨(41)등 7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190만명의 개인정보를 사들인 손씨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필리핀에 사무실을 개설한 후 현지 여성을 고용했다. 휴대전화로 각종 음란 스팸 메시지를 보내 남성들을 유인하게 한 뒤 30초당 500원의 통화료를 받아 그동안 17억여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된 폰팅업자 차모씨(48)는 컴퓨터 전문가를 고용해 특정 기관이나 유력 인사의 전화번호는 자동으로 제외하도록 하는 프로그램까지 개발한 뒤 2300만통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35억원을 챙긴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060' 번호에 대한 이동통신회사의 수신 거부 조치를 피하기 위해 발신번호를 속여 문자 메시지를 발송한 나모씨(41)등 폰팅업자 17명은 약식 기소됐고, 달아난 4명은 지명 수배됐다. 검찰이 이들 폰팅업체에서 압수한 개인정보는 788만명분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부도덕한 통신사업자= 검찰은 또 '060' 회선을 빌린 뒤 48개 무등록 폰팅업체에 회선을 재임대해 주고 회선임대료 수입 외에 수수료 명목으로 7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전기통신사업법위반) 등으로 G소프트 별정통신사업부 총괄이사 최모(32)씨를 구속기소했다. 최씨는 직접 지난해 10월부터 5300만통의 스팸 메시지를 발송해 사기 폰팅 영업을 벌여 28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KTF 모 지역 마케팅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영업정지 기간에 기기변경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재위탁 업체에 자사 016,018 가입 고객 정보 92만 건을 빼내 준 김모씨(33)를 불구속 기소하고 KTF를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조용우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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