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입양인대회 참가자들 ‘춘천 마리아의집’에 성금 전달

  • 입력 2004년 11월 4일 1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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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강원 춘천마리아의 집을 방문한 세계입양인 대회 운영위원회 팀 홈 위원장의 부인 킴 홈(왼쪽)이 마리아의 집에서 자라는 미혼모 아기들을 위한 성금을 원장수녀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 춘천마리아의 집
4일 강원 춘천마리아의 집을 방문한 세계입양인 대회 운영위원회 팀 홈 위원장의 부인 킴 홈(왼쪽)이 마리아의 집에서 자라는 미혼모 아기들을 위한 성금을 원장수녀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 춘천마리아의 집
“미혼모들이 아이와 헤어지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데 보태고 싶습니다.”

올해 8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한인입양인대회를 위해 한국을 찾았던 세계 각지의 입양인들이 “양육 미혼모를 돕는 데 써 달라”며 미혼모 지원시설인 강원 춘천시 ‘춘천 마리아의 집’에 300여만원의 성금을 냈다.

4일 성금 전달을 위해 춘천 마리아의 집을 찾은 세계한인입양인대회 운영위원회 고문 킴 홈(40·여)은 “대회 이후 입양인들 사이에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어려움 속에 아이를 기르려는 미혼모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 뜻을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 마리아의 집 오틸리아 수녀는 “올해 여름 입양인 80여명이 와서 미혼모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며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기를 기르고 싶어 하는 미혼모들에 대해 대부분 좋은 느낌을 갖고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쉽게 입양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여건상 어쩔 수 없어 힘들게 입양을 보낸다는 사연을 이해하게 됐기 때문. 오틸리아 수녀는 “한국에서도 아이를 기르고 싶어 하는 미혼모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온갖 냉대와 편견 속에 머물 곳조차 마땅치 않은 상태”라며 “심지어 분유 값조차 구하지 못해 아기에게 설탕물을 먹였다는 미혼모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전국에 양육 미혼모를 지원하는 10여개의 ‘중간의 집’이 있지만 한 곳당 5명밖에 머무를 수 없고 그나마도 1년이 지나면 나가야 한다.

현재 춘천 마리아의 집에서는 양육을 원하는 미혼모들이 좀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임대아파트를 구하는 중이다. 입양인들이 보내온 성금도 아파트 보증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또 한 통에 1만2000원 이상 하는 분유 값 지원을 위한 모금활동도 펴고 있다.

홈 고문은 “책임감을 갖고 아기를 기르려는 미혼모들에 대해 한국 사회가 편견을 갖지 않고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입양인들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분유 값 돕기 등 개별적인 지원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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