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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9월 25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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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기가 아주 맛있어 보이네요.”
추석을 앞둔 25일 오전 9시 서울 성동구 마장동의 한 떡집.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이석철 간사가 주인에게 인사말을 건넸다.
“우리 먹는 거랑 같은 건데 당연하지. 식기 전에 얼른 갖다 줘.”
벌써 6∼7년째 명절마다 떡을 후원해 주는 떡집 주인은 갓 쪄낸 떡을 이 간사가 몰고 온 탑차(냉장냉동 장비가 갖춰진 짐차)에 옮겼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음식을 후원받아 지역복지센터 등에 전달하는 민간 ‘푸드뱅크’. 1984년 일반인들의 후원을 받아 전국 지역아동센터에 급식 지원을 시작해 지금은 전국 100여개 시설을 후원하고 있다.
▽나눠서 더 기쁜 명절=이날 꿀떡 인절미 등 형형색색의 떡을 전달받은 서울시내 10여개 아동센터의 아이들은 양손에 떡을 나눠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이 간사는 이날 평소보다 더 바삐 움직였다. 오후에는 명절 때마다 전과 부침개를 보내오는 은평구에 사는 한 주부를 만나야 했고, 저녁에는 청량리 청과시장에 들러 그날 다 팔지 못한 채소류도 받아야 했다.
그는 “후원자는 이름도 밝히지 않고 도와주는 이웃들”이라며 “‘집에서 하는 음식 조금 더 했다고 손해 볼 것 있느냐’는 그들의 말이 더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전국먹거리나누기운동협의회 이윤형 간사는 “가족문화 중심의 우리나라에서 명절음식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며 “아플 때 문병 오는 사람이 고맙듯 명절 때야말로 나눔의 미덕을 보일 때”라고 말했다.
▽아직은 모자란 십시일반=서울 종로구 노인복지센터 신선영 복지사는 “요즘은 기업체보다 지역 영세상인들의 소규모 생활형 후원이 많은 편”이라며 “하지만 지속적이지 않기 때문에 계획성 있게 분배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나마 개인 지원도 최근에는 많이 줄었다. 인터넷 자원봉사모임 ‘행동하는 양심’은 추석 때마다 서울 영등포구 ‘쪽방’에 송편을 전달해 왔지만 올해는 모은 쌀이 부족해 고민 중이다.
운영자 문관식씨는 “송편 6000개는 빚어야 몇 개씩이라도 돌릴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3년째 경기 안산시에서 명절 때마다 독거노인들에게 쌀과 밑반찬 등을 후원해 온 ‘십자가마을’의 송정근 목사도 요즘 시름이 깊어간다. 올해 5월 부인이 과로로 쓰러져 음식도 할 수 없는 데다 최근 들어 후원도 뚝 끊겨 이들을 찾아갈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송 목사는 “지역 주민의 밥 한 그릇, 반찬 한 그릇으로 그나마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 지역별 푸드뱅크 단체 | ||
| 지역 | 단체 | 연락처 |
| 전국대표 | 푸드뱅크 | 국번없이 1377 |
| 서울 | 부스러기사랑나눔회 | 02-365-4630 |
| 서울시립근로자합숙소 | 02-2069-1600 | |
| 성공회푸드뱅크중앙사무국 | 02-736-5233 | |
| 서울YMCA 방화11종합복지관 | 02-2661-0670 | |
| 서울노인복지센터 | 02-739-9504 | |
| 부산 | 부산 보현의집 | 051-506-0146 |
| 대구 | 성공회푸드뱅크 대구지부 | 053-563-1216 |
| 광주 | 광산구장애인복지관 | 062-943-0420 |
| 대전 | 대전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 042-631-6242 |
| 울산 | 불이원복지재단 | 052-249-2334 |
| 경기 | 십자가마을 | 031-416-9928 |
| 부천시원종종합사회복지관 | 032-677-0108 | |
| 강원 | 춘천 나눔의 집 | 033-255-9582 |
| 충청 | 제천장애인복지관 | 043-652-0900 |
| 전라 | 완도제일교회 푸드뱅크 | 061-552-0333 |
| 경상 | 금오종합사회복지관 | 054-458-0230 |
| 자료제공:먹거리나누기운동협의회 02-734-5004 | ||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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