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무전기 거미줄’에 걸린 강도

  • 입력 2004년 9월 4일 0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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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택시 운전사들이 서로 무전으로 연락하며 강도 용의자의 차량을 30여km나 릴레이식으로 추격한 끝에 강도를 붙잡았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최근 두 달간 남구 삼산동과 달동 일대에서 주로 원룸을 상대로 10여 차례에 걸쳐 강도행각을 일삼아 온 혐의로 3일 조모씨(28)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이날 오전 5시경 달동 남구청 인근 주택가에서 범행 장소를 물색하다 콜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김모씨(26·여)의 눈에 띄었다.

김씨는 콜택시 운전사 유모씨(36)에게 조씨를 가리키며 “얼마 전 나에게 피해를 주었던 강도”라고 알렸고, 유씨는 마침 인근을 지나던 의경 2명에게 신고했다.

의경이 검문에 나섰으나 조씨는 이에 불응하고 자신이 몰고 온 렌터카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

그러자 유씨는 울산지역 7개 회사 600여대의 택시가 소속된 ‘우리 콜택시’ 운전사들에게 무전으로 용의자가 탄 차량번호를 알려주며 추격에 나섰다.

20여분 뒤 이 회사 박모씨(46)가 용의 차량을 남구 무거동 신복로터리에서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으로 향하는 것을 발견하고 언양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과 함께 추격했다. 조씨는 언양휴게소(상행선)에 차를 버리고 논으로 달아나다 결국 붙잡혔다.

경찰은 콜택시 운전사 유씨와 박씨, 신고자인 김씨 등에게 표창장을 주기로 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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