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머니’ 교통카드 총체적 부실

  • 입력 2004년 7월 7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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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대중교통 개편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교통카드 시스템이 총체적 문제덩어리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교통카드 시스템을 운영하는 ㈜한국스마트카드는 자체 조사결과 시스템 작동이 미흡해 당초 1일로 예정했던 준공 승인 신청을 미루는 등 스스로 불안정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게다가 신교통카드인 티머니는 과잉 홍보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정화 아직 멀었다=한국스마트카드에 따르면 7일 오전까지 오작동된 교통카드 단말기는 버스 202대(2.1%), 지하철 74대(1.1%)로 시행 초기에 비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이는 과장됐다는 게 일부 카드사의 주장이다.

스마트카드측은 단말기가 작동만 하면 복구된 것으로 집계하지만 작동하는 단말기도 특정 교통카드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

심지어 같은 종류의 카드라도 요금결제가 되는 것이 있고 안 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일부 선불카드는 아예 잔액 확인이 안 된다.

6일 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김연씨는 “그동안 아무 문제 없이 사용했던 OO카드가 지하철 개찰구에서 인식이 안 돼 현금을 가지러 다시 집에 가야 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스마트카드 신형식 이사는 “사용 가능한 카드 100여 종류의 고유번호인 빈 넘버를 단말기에 등록해야 하는데 일부 카드의 빈 넘버가 누락됐다”고 시인했다.

26개 업체의 컨소시엄 형태인 스마트카드의 한 참여업체 관계자는 “후불카드는 데이터가 카드사로 일단 넘어오면 카드사가 고객에게 청구하는 형태인데 현재 시스템이 불안정해 카드 사용액이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버스요금으로 800원을 썼는데 데이터는 30원으로 전송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

신 이사도 “데이터가 확실치 않아 카드 사용액을 카드사에 넘겨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과잉 홍보된 티머니=티머니는 기존 카드와 마찬가지로 버스와 지하철만 탈 수 있는 보급형(1500원)이 발매되고 있다.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는 고급형의 발매는 늦어지고 있다.

보급형인데도 시스템이 불안정한데 새 기능을 가진 고급형 티머니 카드가 나오면 어떻게 될지 몰라 계속 시험 중이라는 것이 스마트카드측의 설명.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급형도 보안성만 강화됐을 뿐 기존 카드와 큰 차이가 없다”며 “티머니의 장점으로 홍보되고 있는 택시요금 결제 등의 기능은 인프라만 구축되면 지금의 교통카드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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