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7월 6일 18시 4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이건 약과죠. 전에 메탄올(공업용 알코올)이 들어간 본드를 썼을 때는 마스크를 써도 머리가 ‘띵’했어요. 요즘 본드는 메탄올 대신 에탄올을 씁니다. ‘친환경 접착제’도 나왔지만 값이 비싸고 접착력은 떨어져 거의 안 씁니다.”
33평형 아파트에 온돌마루를 깔 때 일반 접착제는 6만원어치를 쓰면 되지만 친환경 접착제는 16만원어치가 들어간다고 한다.
▽마감공정이 문제다=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실내 오염물질은 주로 마감공정에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감공정이란 바닥재와 타일을 깔고 도배를 한 뒤 가구나 신발장을 들여놓는 공사 단계.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이 올해 초 32평형 모형 아파트를 지어 공사단계별 휘발성유기화합물총량(TVOC) 농도를 측정한 결과 마감공사 1주일 뒤가 m³당 4.508mg로 가장 높고 이후 빠른 속도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콘크리트나 철골로 건물 뼈대를 세우는 골조공사 직후의 측정치(m³당 1.567mg)는 마감공사 직후(m³당 1.326mg)보다 높게 나왔다. 건기연 이윤규(李允揆)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콘크리트를 부드럽게 만드는 콘크리트 혼화제나 PVC 창틀이 문제인 것 같다”면서 “‘시멘트독(毒)’은 암모니아 가스가 주원인으로 새집증후군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어느 마감재가 오염원인가?=바닥재와 타일 등 건축자재 벽지 접착제 페인트 주방가구 등 여러 마감재 가운데 어느 것이 실내공기 오염의 주범인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건축자재보다 페인트와 접착제에 심증을 둔다. 한 전문가는 “바닥 난방을 하는 한국에서는 바닥재를 붙이는 데 접착제가 많이 들어가고 바닥재가 열을 많이 받게 된다”면서 바닥재와 접착제를 주오염원으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온돌마루업체인 윈앤윈우드의 박용호 이사는 “일반 접착제에서는 포름알데히드가 거의 검출되지 않으며 휘발성유기화합물(VOC)도 공사 후 3일이면 대부분 날아간다는 검사 결과가 나와 있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주방가구나 신발장을 만드는 데 쓰이는 ‘파티클 보드’(나뭇조각을 잘게 부순 뒤 접착제로 붙여 만든 판자)가 문제라는 주장이다.
국내에서 주방가구나 신발장의 오염물질 함유량이나 방출량을 측정한 결과는 아직 없다.
▽‘친환경 자재’ 효과 있다=친환경 자재는 일반자재보다 실내 오염물질을 적게 내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기연이 바닥재 벽지 페인트 접착제 단열재 장식재 등의 마감재를 품목별로 5∼30개씩 모두 150여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다.
친환경 바닥재 및 벽지의 TVOC 방출 농도는 각각 일반제품의 24.3%와 42.8% 수준에 그쳤다. 친환경 접착제의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은 일반접착제의 35.5%였다.
친환경 유성페인트의 오염물질 방출량은 일반유성페인트에 비해 △포름알데히드는 3분의 1 △TVOC는 16분의 1 수준이었다.
친환경 수성페인트는 포름알데히드를 전혀 내보내지 않았고 TVOC 방출은 일반제품의 3.2%에 불과했다.
▽오염물질 줄인다는 제품, 효과 있나?=햇볕이나 형광등을 쪼이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실내 오염물질을 분해한다고 알려진 광촉매제, 몸에 좋은 원적외선이나 음이온을 발생시켜 준다는 바이오세라믹 등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똑 부러진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
일부 연구자들은 “광촉매제가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VOC가 합성될 가능성이 있고 바이오세라믹은 실내공기와 접촉하기 어려운 벽지 안쪽에 시공돼 기대만큼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