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정보활용대회’ 최고령 참가자 정원영 할아버지

  • 입력 2004년 6월 18일 2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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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나보고 컴맹이라고 놀리지 못할걸요.”

19일 부산 동명정보대에서 열리는 ‘어르신 정보활용대회’ 참가자 가운데 최고령자인 정원영 할아버지(79·사진)는 “인터넷 검색과 각종 프로그램 사용에 자신이 있어 반드시 입상권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년전 처음 컴퓨터를 대했을 때는 어렵게 느껴졌지만 빠져들수록 재미있고 신기한 데다 건망증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었다”며 “노인들이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지 말고 인터넷을 하면서 동호회 활동도 하면 삶에 활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에 컴퓨터를 3대나 두고 있는 그는 지도찾기 사이트인 ‘콩나물’을 자유자재로 검색하고,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스위시’ 프로그램도 사용이 가능해 동호회에서 만나는 젊은이들을 놀라게 하곤 했다.

그는 최근 부인 최방자 할머니(72)에게 컴퓨터를 가르쳐주는 데 재미를 붙여 틈날 때마다 컴퓨터 강의를 하지만 최 할머니에게는 만만한 일이 아니어서 자주 말다툼도 오간다.

최 할머니는 “남편이 ‘컴맹’이라고 놀려대서 오기로 컴퓨터 앞에 앉기는 했지만 하나를 배우면 두개를 잊어먹으니 쉽지가 않다”고 털어놨다.

기상청 공무원이었던 그는 주로 기후와 예보관련 업무를 맡아 통계에 관심이 많았지만 컴퓨터가 없던 시절이어서 1980년 경남 충무 측후소장으로 퇴직할 때까지 한 번도 컴퓨터를 만져보지 못하다가 최근에야 한을 풀게 됐다.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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