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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10일 22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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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을 빨리 안정시키고 전남 경제 활성화와 지역현안을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7일 취임사)
“1, 2년 안에 결과물이 나타나는 도정보다는 50년, 100년 후를 내다보는 도정을 추진하겠다.”(7일 취임 기자회견)
박준영(朴晙瑩) 전남지사는 앞으로 남은 2년여 임기동안 도정에 임하는 각오와 운영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박 지사는 또 “전임 지사가 추진해온 기본 골격을 유지하겠다”며 행정의 연속성을 강조하면서도 “내가 취임해서 전남도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도민들을 위해서 (공무원들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조직 내 개혁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 지사가 잘사는 전남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데 대해 지역 주민들의 기대는 자못 크다. 그가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 공보수석과 대변인, 국정홍보처장을 지내는 등 국정경험을 높이 평가해서만은 아니다.
전임 박태영(朴泰榮) 지사가 ‘전남 경제 살리기’를 주창했지만 아직껏 결실이 나타나지 않고 있고 농산물 수입개방 등으로 농촌의 어려움은 더욱 커져만 가 ‘구원투수’로 나선 그에게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박 지사가 지방행정 경험이 전무한데다 2년 임기의 ‘반쪽 도지사’라는 점 때문에 도정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도청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업무 파악하고 나면 재선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며 도정이 정치적으로 휘둘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또 지나치게 DJ(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의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도청 내부에서 “다시 DJ를 공부해야 할 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네티즌은 전남도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DJ의 그늘에 기대려고 하지 말고 소신껏 일하라”고 따끔한 충고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박 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검증된 큰 일꾼’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당선됐다. 2년 후 큰 일꾼으로 남을지, 아니면 그저 그런 단체장이 될지는 모두 자신이 하기에 달렸다. 박 지사의 약속을 기억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는 것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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