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학교주변 송전선로 전자파 문제없어

  • 입력 2004년 6월 10일 14시 56분


한국전력공사는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학교 주변 송전선로의 전자파 노출량을 조사한 결과 국제 기준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측정됐다고 10일 밝혔다.

한전이 대한전기학회에 의뢰해 송전선로가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전국 85개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71개교는 전자파 노출량이 4mG(밀리가우스, 전자파 측정 단위) 이하, 13개교는 4mG 초과 30mG 이하, 1개교는 40mG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조사 대상 전체가 국제비전리방사위원회(ICNIRP)의 권고 기준인 833mG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계측됐다.

한전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송전선로 주변 학교가 전자파에 과다 노출되지 않았음이 증명됐지만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송전선로를 지하에 매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자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연구에 지속적으로 참여키로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가 전자파의 무해성을 증명하지 못할 뿐 아니라 국제 권고 기준 또한 잘못 적용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양대 홍승철(洪承徹·보건학) 교수는 "ICNIRP의 권고 기준은 휴대전화 등 높은 주파수 대역을 쓰는 기기를 기준으로 마련된 것으로 송전선로처럼 극저주파 대역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전자파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지만 무해성도 증명되지 않았다"며 "송전선로를 땅에 묻을 경우 공중에 있을 때보다 인근 거주자들이 전자파에 더 노출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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