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여파로 병원비-약값 지출 3년만에 감소

  • 입력 2004년 5월 27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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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4분기(1∼3월)에 병원비와 약값 등 의료 및 보건 관련 지출이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국민들이 중병(重病)이 아니면 가급적 병원과 약국을 찾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7일 한국은행의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중 가계의 의료 및 보건 실질 소비 지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7% 줄었다.

의료·보건 지출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한 것은 2001년 2·4분기(4∼6월) 6.9% 감소 이후 처음이다.

2002년에 분기별로 전년 대비 16.6∼24.1% 증가했던 의료·보건 지출액은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지난해에 증가폭이 급격히 둔화됐다. 작년의 분기별 지출액 증가율은 △1·4분기 5.5% △2·4분기 3.0% △3·4분기(7∼9월) 5.7% △4·4분기(10∼12월) 1.9%였다.

올해 1·4분기 중 의료·보건 지출액은 3조3368억원으로 1995∼97년 수준에 머물렀다.

1·4분기 기준으로 95년의 의료·보건 지출액은 3조4735억원, 96년 3조3862억원, 97년 3조5369억원 등이었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98년에 2조9623억원으로 지출이 급격히 감소한 뒤 3년간 2조원 대에 머물다가 2002년 3조1864억원으로 올라서 계속 3조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박진욱(朴鎭旭) 한은 국민소득팀 차장은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회복시기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사람들이 사소한 병은 그냥 참고 지내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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