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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7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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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변덕스런 날씨 때문에 때 아닌 어린이 독감과 폐렴환자들로 동네 의원과 대형병원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원래 독감 바이러스는 늦가을부터 유행하며 기온이 올라가는 4월 이후 활동이 시들해지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최근 심한 일교차 등으로 인해 독감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을 하면서 합병증으로 폐렴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병원에 특히 어린이 환자가 많다. 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 소아과 외래의 경우 최근 독감과 폐렴 환자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폐렴환자의 절반 가량은 입원 치료를 받을 정도다. 폐에 물이 차는 등 증세가 심각한 환자도 적지 않다.
개인병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다만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 비교적 증세가 가벼운 환자들이 많은 편이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H소아과에는 최근 하루에 20~30명의 독감 환자들이 찾고 있다. 이 의원 하정훈 원장은 "지난해 이맘때는 독감과 폐렴 환자가 거의 없었다"며 "이 무렵에 독감과 폐렴이 극성을 부리는 것은 10여 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 원장은 "지금이라도 독감 예방백신을 맞으면 독감 뿐 아니라 합병증인 폐렴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상계백병원 소아과 김병의 교수는 "38.5도 이상 고열이 3일 이상 지속되면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독감과 폐렴의 가장 흔한 증세는 고열과 기침, 무기력감이다. 다만 독감은 마른기침을, 폐렴은 가래가 섞여 그르렁거리는 기침을 하는 게 다르다. 독감은 백신으로, 폐렴은 항생제로 열흘 정도 치료하면 대부분 낫는다.
이 같은 독감, 폐렴의 기승은 변덕스런 날씨 탓.
기상청에 따르면 4월 중순 전반까지는 낮 최고 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등 평년보다 5도 이상 높아 일교차가 10~15도 정도 벌어졌다.
그러나 북쪽으로부터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4월 중순 후반에는 낮 기온이 15도 이하로 떨어져 오히려 평년보다 5도 정도 낮아졌다.
기상청은 28일 낮부터는 맑고 포근한 봄 날씨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27일 오전까지 한라산에 184㎜, 미시령에 122.5㎜ 등 제주도와 남부지방에는 폭우가, 강원 산간 지방에는 때 아닌 폭설이 내려 향로봉에 50㎝, 한계령에 15㎝의 눈이 쌓였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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