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진화 軍헬기 추락 4명 사망

  • 입력 2004년 4월 16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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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산불 진화를 돕기 위해 나섰다가 추락한 경북 포항 해군 6전대 소속 UH-60 헬기. 소방대원들이 폭발로 떨어져나간 동체 앞부분에 붙은 불을 끄고 있다. -포항=뉴시스
16일 오후 산불 진화를 돕기 위해 나섰다가 추락한 경북 포항 해군 6전대 소속 UH-60 헬기. 소방대원들이 폭발로 떨어져나간 동체 앞부분에 붙은 불을 끄고 있다. -포항=뉴시스
산불 진화작업을 돕던 해군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등 4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16일 오후 3시35분경 해군 6전대 소속 UH-60 헬기 1대가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학전리 자명초등학교 근처 논에 추락한 뒤 폭발했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탑승했던 조종사 정봉석 소령(43)과 부조종사 백영 소령(34), 정비사 윤성원 상사(45) 장경철 하사(22) 등 4명이 모두 숨진 것으로 군경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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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경합동조사반은 인근 야산을 수색했으나 생존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헬기에는 낙하산 등 탈출 장비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헬기는 이날 오후 2시10분경 포항시 북구 신광면 흥곡리 마을 뒷산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요청을 받고 출동한 2대 가운데 1대였다. 논에 추락한 헬기는 동체가 두 동강이 나면서 불이나 동체 대부분이 소실됐다.

조사반은 이날 사고가 산불 진화용 물을 실어 나르던 통의 끈이 꼬리쪽 프로펠러에 감기면서 헬기가 추락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주민 이상학씨(43)는 “헬기가 뒤뚱거리던 지점 부근에는 민가 10여채가 있었는데 헬기가 갑자기 기수를 돌려 민가를 피해 추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 전역 예정인 조종사 정 소령은 최근 후배 조종사를 위해 ‘비행경험 사례집’을 사비로 펴내는 등 평소 후배 사랑이 각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불은 오후 11시 현재까지 임야 20ha가량을 태우고 흥해읍 학천리와 경주시 강동면 단구리 방향으로 계속 확산됐다. 해가 진 오후 7시부터 진화작업을 중단한 경상북도는 17일 날이 밝는 대로 진화작업을 재개하기로 하고 불이 민가로 번질 것에 대비해 이날 밤 이 지역들에소방차를 집중 배치했다.

또 이날 전국에 건조경보와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반경 전북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 덕유산국립공원 입구 부근에서 산불이 나 임야 10여ha를 태우고 4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이 밖에 △충북 충주시 소태면 주치리 뒷산 △경북 예천군 풍양면 청곡리산 △경남 합천군 율곡면 율진리 뒷산 △전남 순천시 외서면 장산리 야산 △전남 영광군 백수읍 청정리 야산에서도 불이 났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무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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