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고속철 타보니 "부산~대구 1시간…일반석 불편"

  • 입력 2004년 3월 15일 19시 57분


“2시간 40분 만에 서울에 도착한다니 빠르긴 빠르네. 이제 열차로도 서울∼부산간을 반나절 만에 왔다 갔다 하겠네 그려.”

“일반 객실은 새마을호 보다 못하구먼. 객차 안에 있는 비디오모니터도 구형이고, 안전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 같은데….”

12일 낮 12시10분. 부산역에서 경기 광명역까지 가는 한국고속철도(KTX) 제9012호 시승열차에 탄 200여명의 부산시민들의 평가는 제각각이었다. 시승열차는 4월1일 개통하는 고속철과 똑같이 기관차 2량과 일반실 14량, 특실 4량 등 20량의 객차로 편성됐다.

388m에 달하는 장대열차가 부산역을 빠져나가자 시승객들은 “이렇게 긴 열차가 시속 300km를 달릴 수 있을까…”라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일반실은 좌석이 새마을호처럼 4줄, 특실은 3줄로 배치돼 있다. 총 좌석수는 935석. 식당 칸과 이동식 판매점은 없고 대신 캔 및 스낵 자동판매기 13대가 설치돼 있다.

객실 출입문은 투명유리여서 새마을호에 비해 시원한 느낌이 든다. 일반실의 경우 의자가 회전시킬 수 없는 고정식인데다 의자와 의자사이의 간격이 93cm밖에 안되는데다 의자등받이도 뒤로 넘어가지 않아 새마을호보다 불편했다고 시승객들은 지적했다.

또 일반실 천장에 2개, 특실에 4개 설치된 비디오모니터는 LCD 모니터가 아닌 구형 브라운관 모니터여서 최첨단을 자랑하는 고속철 격에는 맞지 않았다.

부산역에서 동대구역까지는 경부선 기존 선로인데다 새마을호와 같이 시속 150km여서 1시간 정도 걸렸다. 소음도 적고 덜컹거림도 많지 않았으나 터널을 통과할 때 공명현상이 심했다.

동대구역을 지나 시속 300km로 달리자 오히려 소음이 덜했다. 터널을 통과할 때 ‘웅∼웅∼’하는 공명현상에 따른 짜증스런 소음은 여전했다.

‘휙 휙’ 물체들이 지나가자 “와∼, 정말 실감나는데…”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세상 참 많이 좋아졌지. 이렇게 빠른 기차를 타 보다니. 부산도 다른 지역과 같이 개발돼야 할 텐데….”

시민들이 탄성도 잠시 2시간 35분 달린 고속철은 어느새 광명역에 도착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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