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영시장 수사과정

  • 입력 2004년 2월 4일 13시 57분


코멘트
안상영 시장이 자살한 계기가 된 뇌물수수 의혹이 처음 불거져 나온 것은 지난해 9월 30일이었다.

대검 중수부는 진흥기업의 공적자금 유용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이 회사 박모 회장(73)으로부터 "안 시장에게 1억원을 뇌물로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아 내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이날 공개하고 이틀 뒤인 10월 2일 부산지검에 사건을 이첩했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곧바로 박 회장과 안 시장 등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으며 10월 16일 안 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부산구치소에 수감했다.

안 시장의 혐의는 진흥기업에서 추진하던 부산고속버스터미널 이전 및 명지대교 민자참여 등과 관련해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2000년 4월 자택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H아파트 뒷길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현금 1억원이 든 여행용가방을 직접 건네받았다는 것.

안 시장은 지난해 11월 3일 첫 공판이 시작된 이후 1월 5일 검찰이 10년형을 구형한 결심까지 10차례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줄곧 결백을 주장했다.

재판부는 1월 19일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었지만 "수사자료와 공판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항들을 놓친 부분이 있어 선고를 연기한다"며 직권으로 변론을 재개했다.

이에 따라 9일 11차 공판을 앞둔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의 뇌물수수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1월 27일 안 시장의 또 다른 뇌물수수 의혹이 터져 나왔다.

안 시장은 김 부위원장에게 뇌물을 건넨 부산 동성여객 사장 이광태씨(47·구속)의 부친 이헌재씨(78)와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김권식씨로부터 2002년 6월경 2차례에 걸쳐 모두 3억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난 것.

안 시장은 이 돈을 수표로 받았기 때문에 혐의사실을 시인했고 1년 6개월만인 지난해 12월 돈을 모두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부산구치소에 있던 안 시장을 1월 29일 서울구치소로 이감해 조사를 한 뒤 3일 다시 부산구치소로 돌려보냈다.

한편 이광태씨로부터 수 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내사를 받아 오던 부산지방국세청 조사계장 전모씨(52·6급)도 2일 오후 5시10분경 울산 울주군 서생면 나사리 방파제 옆 해안도로에서 자신의 승용차에 불을 질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씨는 '다 내 잘못이다. 당신 몸도 아픈데 미안하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