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癌 이겨내고 매일 20㎞ 달린 ‘철인’ 김복열씨

  • 입력 2003년 11월 27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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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암을 극복하고 올 들어서만 울트라마라톤에 네 번 출전한 ‘철인’ 김복열(金福烈·46)씨. 그는 경남 창원공단 내 철도차량 생산업체인 ㈜로템 의장생산부에 근무하는 평범한 회사원. 지난달 26일 제4회 서울 울트라마라톤대회(100km)에서 8시간 29분 52초의 기록으로 장년부 1위에 올랐다. 김씨는 불과 2주를 쉬고 이달 9일 동아시아 울트라 100km 대회에 다시 참가해 9시간 7분 33초로 장년부 4위를 차지했다.

앞서 3월과 9월 200km 및 100km 제주 울트라대회에서도 종합 2위와 5위에 올랐다. 울트라마라톤은 풀코스(42.195km) 보다 먼 거리, 또는 장시간 달리는 대회의 총칭.

1986년 로템에 입사한 김씨는 88년부터 회사 마라톤 클럽에 가입해 10km 대회를 몇 차례 뛰는 등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에게 병마가 찾아온 것은 95년 1월. 오른쪽 허벅지가 이상해 진단을 받은 결과 임파선 암이었다. 눈앞이 캄캄했다. 곧바로 수술을 하고 6개월 동안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마라톤도 1년여 동안 중단했다. 의사는 “무리한 운동은 곤란하다”고 했지만 김씨는 상태가 호전되면서 신발끈을 다시 맸다.

그는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이 없으면 병을 이겨낼 수 없을 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낙오한다는 생각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고 말했다.

171cm의 키에 체중 62kg인 김씨는 요즘 매일 오전과 오후 10km씩 달리고 주말과 휴일에는 창원 사격장∼봉림산∼대암산에 이르는 20km 산악 구간을 뛴다.

내년 3월에는 400m 트랙을 24시간 동안 계속 도는 ‘제4회 대한민국 24시간주’와 한국 런너스 클럽이 8월 개최 예정인 서울∼평양간 240km 울트라 대회, 9월 인천 강화에서 강원 경포대에 이르는 한반도 횡단 311km 울트라대회 등에 출전할 계획.

로템 마라톤클럽 노창섭 총무(37)는 “직업선수도 풀코스를 연간 2, 3차례 정도 뛰는 점을 감안하면 김씨의 역주는 가히 초인적”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인생을 건강하고 힘차게 보내기 위해 마라톤을 계속하면서 기록을 갱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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