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영덕 대게철 맞아 한판 자존심 대결

  • 입력 2003년 11월 27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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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 주산지인 경북 영덕군과 울진군이 대게철을 맞아 한판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발단은 11일 방영된 MBC의 인기드라마 '대장금'에 나온 "울진대게의 맛은 임금님도 경탄해 마지 않는다"는 대사 한 줄.

영덕군에 즉각 비상이 걸렸다. 영덕군은 방송사측에 항의 공문을 보내고 "조선의 중종 임금이 울진대게를 먹었다는 기록이 어디에 나오느냐"며 "대게 원조의 고장 영덕을 깔아뭉갠 무책임한 드라마"라고 따졌다.

네티즌들은 "MBC가 울진군의 로비를 받아 간접홍보를 한 게 아니냐"며 내용 정정을 요구하고 있다.

표정관리를 하며 침묵하던 울진군은 27일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영덕군은 대게 원조 운운할 자격이 없다"며 영덕군을 맹비난하는 보도자료까지 냈다.

울진군은 이날 드라마 주인공을 맡고 있는 탤런트 이영애씨의 칼라사진을 인쇄한 자료에서 "드라마의 대사는 지극히 당연하고 역사적으로 고증된 것"이라며 "대게를 마구 잡는 영덕군은 대게 원조를 말할 자격이 없다"며 몰아붙였다.

울진군은 "11월부터는 법적으로 대게를 잡을 수 있는 시기이지만 어자원 보호를 위해 울진 어민들은 12월부터 잡기로 했는데 영덕 어민들은 속살이 차지 않은 물게 상태에서 마구 잡고 있다"며 "대게 어획량으로 보나 어민들의 수준으로 보나 울진이 한 수 위"라고 영덕을 자극했다.

영덕군과 울진군의 '대게 원조 싸움'은 5년전 시작됐다.

영덕군이 '대게는 영덕'이라며 99년 대게 축제를 시작하자 보다 못한 울진군은 다음해부터 대게축제를 열고 있다.

울진영덕=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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