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 ‘복수정답’ 행정감사 청구

  • 입력 2003년 11월 26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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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 17번 문제의 복수정답 인정에 대해 원래 정답이었던 3번을 맞힌 수험생들이 국민감사 청구 서명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뒤늦게 정답으로 인정받은 5번을 맞힌 수험생들도 역시 국민감사를 청구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3번을 맞힌 수험생은 26일 평가원에 5번이 정답이 되는 이유와 복수정답을 결정한 과정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감사원에 평가원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28일 평가원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기로 하고 서울 종로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했다.

인터넷 카페 ‘언어영역 17번은 3번이 맞습니다!!(cafe.daum.net/right173)’는 복수정답 인정으로 대학입시 수시모집에서 피해가 예상되는 학생들의 사례를 모으고 있다. 이 카페에는 언어영역 강사와 국어교사 등의 견해가 올라오고 있다.

5번 정답자들은 26일 감사원에 수능 출제 과정에 대한 행정감사를 청구했다.

이들은 복수정답 결정 이전부터 감사청구를 위한 서명운동을 받아 왔으며 이날 국민감사 청구 요건인 300명의 서명을 채워 감사 청구를 한 것.

인터넷 카페 ‘2004 수능 언어영역문제? 문제 있습니다!!(cafe.daum.net/problem17)’ 운영자 오상훈씨(22)는 “평가원이 결함이 많은 17번 문제를 제출해 3번, 5번 정답자 모두 피해를 보았다”면서 “감사를 통해 문제를 발생시킨 원인을 바로잡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평가원의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이번 결정에 대한 온갖 주장과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일부 수험생들은 오답 시비를 처음 제기한 서울대 불문과 최권행 교수가 언어영역 17번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수능 자문위원회에 참석했으며 최 교수의 자녀가 이번 수능에서 이 문제의 답으로 5번을 골랐다며 이를 문제 삼고 있다. 또 평가원이 의견을 구한 전문학회의 검토위원 가운데 최 교수와 친분이 있는 교수가 있었던 것도 문제 삼고 있다.

언어영역 유명 강사 L씨는 평가원 인터넷 게시판에 ‘수능의 기본 원칙상 3번이 정답이며 5번은 매력적인 오답’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윤덕홍(尹德弘) 교육부총리는 대국민 사과 성명을 낼 예정이다.

평가원은 26일 “이미 수능 채점을 끝냈으며 27일부터 점수통지표를 인쇄하는 등 남은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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