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옵션투자 20억대 금융사고…1억원 손실

  • 입력 2003년 11월 24일 18시 38분


동덕여대가 주식시장에서 옵션투자에 나서 2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당해 일부 액수를 부도처리했으나 투자금 미회수에 따른 손실만 현재 1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측이 교비를 이용해 위험성이 높은 금융거래로 알려진 옵션에 투자했다가 금융사고를 당함에 따라 대학측의 방만한 재정운영이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동덕여대와 SK증권 등에 따르면 이 대학은 9월 말 SK증권을 통해 옵션계좌를 개설하고 10월 초부터 옵션거래를 시작했으나 옵션거래 계약금 20억원을 SK증권 직원에게 넘긴 뒤 이를 한 푼도 찾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측 관계자는 “9월 말 조원영 전 총장의 지시로 50억원 규모의 국·공채와 선물 옵션투자에 나섰다”며 “조 전 총장이 소개한 SK증권 삼성지점 이모씨에게 옵션거래에 따른 계약금 20억원을 수표로 발행해 넘겼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SK증권 감사팀으로부터 옵션거래의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전달받고 20억원에 대한 지불정지를 요청해 현재 11억원은 부도처리했으나, 나머지 9억원은 지급제시 요청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옵션투자에 따른 손실은 1억여원 규모”라고 밝혔다.

SK증권측도 “직원 이씨가 현재 동덕여대건과는 별도로 다른 주식의 불공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잠적한 상황”이라며 “이씨의 신병이 확보되면 동덕여대 금융사고에 대한 정확한 경위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옵션은 어떤 상품을 일정한 가격에 일정한 기간 내 사거나 파는 권리를 말하는 것으로, 옵션거래는 주가지수의 등락 예상치에 따라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거래를 말한다.

이에 대해 송석구(宋錫球) 신임 총장은 “조 전 총장에게 경위를 물어본 결과 최근 낮은 금리로 은행에 교비를 맡겨 두면 이득이 안 돼 옵션투자를 하게 됐다는 해명을 들었다”면서 “책임감을 갖고 학내 분규를 안정시키고 금융사고 문제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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