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장관 “이공계 기피현상 과장된것”

  • 입력 2003년 11월 21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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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기피현상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인력 양성 주무부처인 과학기술부 장관이 ‘이공계 기피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고 진단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박호군 과기부 장관(사진)은 21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조찬모임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KAIST 학생 50여명이 의대와 한의대 진학을 위해 자퇴했다는 소식을 듣고 확인해본 결과 6명 정도가 자퇴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1000여명 학생 중 6명 정도가 학업을 포기하는 것은 늘 있어온 일”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대 공대에서 자퇴한 학생도 50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이들은 학업에서 성공한 학생들이 전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길을 빨리 찾아가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이공계 기피현상이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기부 과학기술인력양성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모 교수는 “박 장관의 말이 무슨 소린지 도무지 알 수 없다”며 “자퇴생을 기준으로 이공계 기피 현황을 진단하느냐”고 개탄했다. 실제로 우수학생들이 의대와 한의대 등에 몰리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 명문대학 공대 커트라인이 크게 하락했다. 또 공대를 졸업한 뒤에도 의대나 한의대 진학을 위해 재수하는 학생들이 부지기수다.

한편 과기부는 이에 대해 “이공계 기피현상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이에 대한 지나친 강조가 이공계 학생들의 사기 저하 등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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