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용기포港 건설땐 사곶천연비행장 훼손우려”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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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옹진군 백령도 주민들의 숙원인 용기포항(港) 건설사업이 수정될 전망이다.

백령도 용기포항 건설사업이 인근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사곶천연비행장’을 훼손할 수 있다는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최근 나왔기 때문이다.

20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옹진군 주민들에 따르면 올해 공사 착수를 목표로 인천해양청은 지난해 백령도 용기포항 건설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를 환경영향평가원에 의뢰했다.

환경영향평가에서 항만이 건설되면 사곶천연비행장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용기포항 건설공사는 올해 공사를 시작해 3000t급 카페리가 접안할 수 있는 부두 1선석과 500t급 4선석, 100t급 관리부두 4선석을 2011년까지 만드는 것이다.

평가원은 부두를 건설하기 위해 공유수면을 매립하고 방파제를 세우면 해안 환경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부두와 사곶비행장을 적어도 1km 이상 떨어지게 건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준설토투기장 규모도 최소화하고 카페리와 일반 여객선이 접안하는 선석(船席)의 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인천해양청은 올해 확보한 예산을 반납하고 실시설계 등 건설 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해양청 관계자는 “사업 착수도 못한 채 예산을 반납할 경우 추후 예산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령도 주민들은 용기포항 건설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용기포항에서 항만건설사업 추진을 요구하는 항의 집회를 가졌다. 백령주민자치위원회 이의명 위원장은 “현재 어선과 여객선들이 함께 사용하고 있는 백령도항의 시설이 낡고 공간도 좁아 포화상태”라며 “관계기관들이 협의해 용기포항 건설이 원만히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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