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현장]'서울 리모델링 시범사업' 미아 일대

  • 입력 2003년 11월 19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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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미아동과 성북구 하월곡동 일대가 각각 뉴타운과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선정돼 개발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기대가 높다. 성북구 길음역 주변에 내걸린 축하 현수막이 이를 말해준다. -권주훈기자
서울 강북구 미아동과 성북구 하월곡동 일대가 각각 뉴타운과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선정돼 개발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기대가 높다. 성북구 길음역 주변에 내걸린 축하 현수막이 이를 말해준다. -권주훈기자
줄지어 늘어선 허름한 점집, ‘단장의 미아리 고개’, 그리고 ‘미아리 텍사스촌’….

이런 이미지를 안고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인 미아리 일대가 3, 4년 후면 서울 강북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깜짝 변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서울시의 ‘강북 리모델링’ 모델로 선정된 미아리 지역 주민들은 19일 개발에 대한 부푼 기대를 나타냈다.

시는 지난해 성북구 길음동을 길음뉴타운으로 지정한 데 이어 18일에는 강북구 미아동과 성북구 하월곡동 일대를 각각 뉴타운과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선정했다. 내년에는 정릉동 일대도 뉴타운으로 지정된다.

그뿐만 아니다. 뉴타운과 균형발전촉진지구를 포함해 미아 길음 정릉 하월곡동 일대 380만평이 직장과 주거지 상업시설 생활편의시설이 모두 갖춰진 자족형 복합도시로 조성된다.

▽“개발 환영” 일색=19일 오전 서울 성북구 길음역 부근. 불과 하루 전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됐지만 들뜬 분위기가 역력했다.

길음시장 입구와 길음역 환승주차장 앞에는 ‘경축 월곡 미아지역 균형발전촉진지구 지정-이명박 시장님 감사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렸다.

주민들은 서울시의 발표를 적극 환영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해 했다.

길음역 환승주차장 부근 B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민들간에 미아리 일대가 강북권 최고의 주거·상업단지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충만하다”고 말했다.

삼양로를 따라 이번에 2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미아 6, 7동을 둘러보니 재개발아파트 사이에 다닥다닥 붙은 낡은 상가건물이 군데군데 섞여 어수선해 보였다. 그간의 뉴타운 열기를 말해주듯 한 집 건너 하나씩 부동산중개업소가 들어서 있다.

▽우려의 목소리=한편에서는 개발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미아리 텍사스촌 앞쪽의 미아시장 상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며 앞날을 걱정하고 있었다.

미아시장에서 윤락여성을 상대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한다는 한 상인은 “이곳은 외부 손님이 없고 순전히 미아리 텍사스촌에 의존하는 곳인데 갑자기 삶의 터전이 사라지는 셈”이라며 “청계천 노점상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교통문제를 걱정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성북구 하월곡동 주민 유광원씨는 “지금도 출퇴근시간에 도봉로와 삼양로가 꽉 막히는데 교통대책 없이 아파트만 들어서면 어떡하느냐”며 “경전철이 빨리 도입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미아리고개의 철학관에 들러 역술인 백모씨에게 ‘미아리가 정말 좋아지겠느냐’고 묻자 대답이 걸작이었다. “미아고가도로를 없애야 돼. 고가도로가 운을 막고 있다니깐.”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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