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주택가서 또 노인 피살…파출부와 살해된뒤 불에 타

  • 입력 2003년 11월 19일 0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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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고급 주택가 가정집에 2, 3인조로 보이는 강도가 들어 집에 있던 80대 노인과 파출부를 둔기로 살해한 뒤 불을 지르고 달아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8일 오후 3시20분경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시장 공관 근처 2층 단독주택(건평 75평) 1층 방에서 집주인의 아버지 김모씨(87)와 파출부 배모씨(57)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이마에 골프채로 맞은 흔적이 있었으며 김씨는 자신의 방 침대 위에, 배씨는 시체 일부가 불에 탄 채 같은 방 바닥에 각각 누워 숨져 있었다. 방 안에는 불을 붙이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신문지도 발견됐다.

숨진 김씨의 며느리 오모씨(62·약사)는 “낮 12시50분경 보일러 수리공이 집 초인종을 눌러도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는 전화를 약국으로 해와 집으로 가보니 집안에 연기가 가득 차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증손자인 생후 70일 된 남자아이는 시체가 있던 곳의 옆방에서 이불에 싸인 채 발견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안방 침대와 시체가 발견된 김씨의 방에서 혈흔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강도들이 안방에서 김씨 등을 살해한 뒤 김씨 방으로 옮기고 범행 흔적을 은폐하기 위해 불을 지르고 달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층에 있는 30∼40cm 크기의 소형금고에도 곡괭이 등으로 긁힌 흔적이 있었으며 금고를 열지 못하자 2층 방에도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법이 전문적이지 않은 점으로 미뤄 인근 2, 3인조 불량배의 범행으로 보고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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