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4만여명 시한부 총파업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8시 48분


코멘트
민주노총 산하 77개 사업장 노조원 4만4000여명(노동부 집계)은 민주노총은노조원에 대한 손해배상소송과 가압류 중지, 비정규직 차별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12일 하루 시한부 총파업을 벌였다.

민주노총은 또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에서 5000여명(경찰 추산)이 모여 집회를 갖는 등 전국 19개 도시에서 ‘손해배상 가압류 비정규직 차별 철폐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9일 서울 도심의 폭력시위에 대한 비난 여론을 감안한 듯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다. ▽총파업=은 이날 손해배상 가압류 남용 방지, 비정규직 근로자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전국철도노조 서울도시철도노조 인천지하철노조 등은 파업 대신 오후 4시부터 4시간동안 각 역의 정차시간 및 차량점검을 규정대로 지키는 ‘준법운행’을 강행했다.

이로 인해 서울지하철 5∼8호선과 1호선 국철구간, 인천지하철의 경우 전동차가 역마다 30초간 멈춰서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일부 조합원도 오후 수업을 오전으로 조정한 뒤 조퇴하는 방식으로 총파업에 참가했다.

민주노총은 “9일 발생한 격렬한 시위는 현 정권의 친재벌 정책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며 “정부가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노동자를 대규모로 구속하는 등 노동탄압에 나서고 있다”고 파업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파업은 6일 1차 파업에 참여한 쌍용자동차 금호타이어 노조 등이 불참했고 참가자들도 대부분 오후 4시간 동안의 파업에 그쳐 예상보다 강도가 낮았다.

민주노총은 12일 이후에도 매주 수요일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파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가두행진=여의도 집회를 마친 5000여명은 오후 4시30분경부터 영등포 근로복지공단까지 왕복 4개 차로를 모두 점거하고 가두행진을 벌인 뒤 촛불집회를 갖고 오후 5시50분경 자진해산했다. 이날 가두행진에서 화염병과 쇠파이프 등 불법 시위용품은 보이지 않았다.

일부 참가자들은 해산 후 지난달 26일 시위 도중 분신한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원 이용석씨(31)의 시신이 안치된 영등포구 양남동 서울중앙장례식장에 찾아가 추모식을 가졌다.

이날 서울 집회에 44개 중대 5000여명 등 전국에서 148개 중대 1만7000여명의 경찰이 동원됐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화염병 시위’ 42명 영장▼

서울지법 영장전담 재판부는 12일 민주노총이 9일 주최한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해 화염병을 운반하는 등 폭력시위를 벌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금속산업연맹 부산지부 노조원 김모씨(37) 등 56명 중 42명에 대해 영장을 발부하고 나머지 14명에 대해서는 기각했다.

최완주(崔完柱) 강형주(姜炯周) 영장전담판사는 “증거로 제출된 사진과 비디오 녹화화면을 검토해 폭력시위에 가담한 정도에 따라 영장발부 여부를 정했다”고 밝혔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