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실패 40대 가장 처자식 살해후 자살

  • 입력 2003년 11월 9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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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실패를 비관한 40대 가장이 공기총으로 아내와 자녀들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8일 오전 9시50분경 대전 동구 용전동 S아파트 9층 우모씨(40·건축업) 집에서 우씨와 아내 박모씨(40), 딸(15·중학교 3학년), 아들(13·중학교 1학년)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지 나흘 만에 발견됐다.

우씨는 공기총과 함께 거실에서, 박씨는 안방에서, 자녀들은 작은방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식탁 위에는 반쯤 비워진 양주병과 “우리는 스스로 죽습니다. 제 자식들을 데리고 먼저 갑니다. 사랑하는 딸 아들아, 이 못난 애비(가) 이런 방법으로 사랑하게 된 점(을) 용서해 주렴”이라고 쓰인 4일자 유서가 놓여 있었다.

유서에는 “인천 모녀 동반 자살사건의 엄마 심정을 이해한다. 은행발행 어음도 국가가 어느 정도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경찰은 우씨가 건축업을 하다 최근 부도를 낸 뒤 아내와 자주 다퉜다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에 따라 우씨가 이날 술을 마시고 가족을 차례로 살해한 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사건은 우씨 집에서 썩은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자녀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점을 이상하게 여긴 이웃 주민들이 119에 신고해 밝혀졌다.

대전=지명훈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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