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학년도 수능]과탐 10점 하락…수리-외국어 크게 올라

  • 입력 2003년 11월 6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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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종승 원장(왼쪽)이 수능 표본채점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종승 원장(왼쪽)이 수능 표본채점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표본채점 결과 인문계 수험생의 성적은 오른 반면 자연계는 다소 떨어져 인문계 수험생 가운데 과학탐구 성적이 높은 학생들은 자연계 인기학과로 교차 지원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각 영역마다 고난도 문제가 많이 있었기 때문에 최상위권은 줄어들고 중상위권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체집단 성적=전통적으로 인문계 수험생은 언어와 수리영역에서, 자연계 수험생은 언어와 과학탐구 영역에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다.

하지만 올해 수능 평균 점수는 언어영역이 다소 떨어지고 수리영역은 크게 올랐지만 과학탐구영역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표 참조) 또 공통수학이 쉬워 인문계 수리영역 점수의 상승폭이 자연계에 비해 클 것이라는 당초 예상도 빗나갔다.

따라서 이번 수능에서는 과학탐구에 강한 수험생이 크게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학간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달라 과학탐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자연계 수험생은 다른 수험생에 비해 대학 입시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인문계 수험생은 대학에서 주로 반영하는 영역의 평균 점수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르거나 비슷하다는 점을 입시 전략을 짤 때 감안해야 한다. 대학이 주로 반영하는 변환표준점수는 영역의 평균점이 낮을수록 자신의 점수는 커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상위 50% 집단 성적=상위 50% 집단의 평균도 전체 집단의 평균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인문계는 269점으로 지난해보다 3.5점이 올라간 반면 자연계는 297점으로 1.8점이 떨어졌다.

특히 사회 및 과학탐구의 상위 50% 집단에서 계열간의 차이가 극심하게 나타났다. 계열별로 총점이 다른 두 영역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할 경우 사회탐구 영역에서 인문계가 7.5점 높아진 반면, 자연계는 반대로 6.1점이나 낮아졌다. 과학탐구에서는 자연계가 14점이나 낮아졌지만 인문계는 두 배 가까운 27.9점이나 떨어졌다. 이는 사회탐구나 과학탐구 중 한 영역을 포기한 수험생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대입에서는 수험생들이 영역별 성적에 따라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의 수준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상위 50% 집단의 평균이 인문계는 3.5점 높아졌으나 과학탐구를 제외하고 언어 수리 사회탐구 외국어 등 4개 영역만을 반영할 경우 평균점수가 지난해보다 16.9점이나 높아진다. 또 언어 사회탐구 외국어 등 3개 영역만을 반영할 경우 지난해보다 10.8점이 높아지게 된다. 실제 전형시 변환표준점수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자연계 역시 상위 50% 평균이 지난해보다 1.8점 낮아졌지만 언어 수리 과학탐구 외국어 등 4개 영역만 고려하면 오히려 1.2점이, 수리 과학탐구 외국어 등 3개 영역만을 반영하면 3.0점이 높아진다.

▽재수생 강세=재학생의 성적은 떨어지고 재수생의 성적은 올랐다는 반응이 많아 올해도 재수생 초강세가 예상된다. 특히 과학탐구에서 재수생의 성적이 어땠느냐가 큰 변수다.

9월 실시한 모의평가에서 재수생이 재학생을 크게 앞섰으며 대부분 영역에서 격차가 벌어졌다. 실제 가채점 결과 재학생들의 점수가 좋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모의평가 분석 결과 400점 만점 원점수 기준으로 인문계 재수생은 재학생보다 64.4점이 높았고 자연계는 72.3점, 예체능계는 54.5점이 높았다. 상위 50%만을 비교하거나 언어 수리 외국어 등 영역별로 비교해도 같은 결과였다.

서울 단대부고 유수열 진학부장은 “수능이 어려울수록 재학생보다는 재수생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난이도 조절 성공했나=평가원은 최근 2, 3년 동안의 수능과 9월 모의평가의 난이도 등을 고려해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출제했다고 밝혔다.

이종승(李鍾昇) 평가원장은 “과학탐구는 지난해 평균 점수가 너무 높아 올해는 다소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어 어렵게 출제했다”며 “전체 경향은 의도한 대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전 영역에 걸쳐 어려운 문제를 일부 섞어 상위권 수험생의 변별력을 높이는 한편 평이한 문제를 많이 출제해 중위권 이하 수험생을 배려했다”고 덧붙였다.

또 올해 수능 전 영역이 아닌 일부 영역만 반영하는 대학이 늘어 수험생들이 일부 영역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어 탐구영역의 성적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외국어와 수리영역의 성적은 큰 폭으로 오른 반면 과학탐구는 인문 자연계 모두 10점가량 떨어진 점으로 볼 때 영역간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많다.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2004학년도 수능 표본채점 결과
구분언어수리사회탐구과학탐구외국어합계
전체수험생 평균200368.829.338.227.243.4206.9
200468.232.343.716.750.8211.7
차이-0.6+3.0+5.5-10.5+7.4+4.8
200372.439.424.849.248.5234.3
200471.045.122.839.455.3233.6
차이-1.4+5.7-2.0-9.8+6.8-0.7
200355.523.929.620.931.4161.3
200455.522.231.813.537.8160.8
차이0-1.7+2.2-7.4+6.4-0.5
상위 50%수험생 평균200384.540.848.533.957.8265.5
200482.746.953.920.565.0269.0
차이-1.8+6.1+5.4-13.4+7.2+3.5
200387.954.631.260.663.5297.8
200486.161.828.250.569.4296.0
차이-1.8+7.2-3.0-10.1+5.9-1.8
200369.732.737.825.941.5207.6
200469.129.340.515.549.9204.3
차이-0.6-3.4+2.7-10.4+8.4-3.3
원점수 기준, 2003년은 실제 수능 성적, 2004년은 표본채점 성적.
-자료:한국교육과정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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