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한글사냥' 아이에 글자 한자 한자씩 주입

  • 입력 2003년 10월 13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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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호루라기 할 때 ‘호’자가 호랑이 할 때 ‘호’자 맞지?” 한 달 전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동영(3)은 요즘 엄마에게 달려가 글자를 물어보는 일이 잦아졌다. 거리를 가다 간판 등에서 아는 글자를 볼 때면 “저건 ‘소’자구, 저건 ‘차’자야”라며 신이 나 큰소리로 외치기도 한다. 18개월 된 동생 나영의 ‘나’자가 나무의 ‘나’자와 같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동영은 온라인으로 한글 익히기 게임을 하고 교구를 갖고 논다. 학습지도 하고 있다. 어머니 정수정씨(30·부산 남구 대연동)는 동영에게 자주 동화책을 읽어주며 소리를 통해 한글을 익히도록 하고 있다. 정씨는 “아이가 한글을 다 떼면 어휘, 표현력 등 언어적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글자 해독은 기본=최근 한글 교육을 시작하는 시기가 3, 4세로 빨라지면서 만 6세가량 되는 어린이는 대부분 글을 읽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한글을 해독하는 능력을 넘어서 어휘력과 표현력 등을 키우는 교육 방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아동학회가 2001년 발행한 ‘아동발달백서’에 따르면 만 1세 때 한글 읽기를 가르치는 비율이 27.3%, 쓰기를 가르치는 비율은 11.4%로 나타났다. 또 만 3세 아동의 24.3%, 만 4세 아동의 44.0%, 만 5세 아동의 76%가 혼자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시기=한글 교육을 시작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아이가 한글에 관심을 보일 때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문자 교육을 위해서는 아이가 구사할 수 있는 어휘 수가 50∼100개 정도 돼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24개월 무렵 이 정도 어휘를 아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이에 따라서는 6, 7세 무렵 한글에 관심을 보일 수 있는데 이는 지적 우열이 아닌 개인차에 따른 것이므로 부모는 조급해 하지 말아야 한다.

▽흥미유발=한글을 가르칠 때 글자와 그림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소나무 할 때 ‘소’자지?”라는 식으로 아이에게 일일이 글자를 짚어주고 즉각 확인하는 일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므로 피해야 한다.

의자, 사과, 인형 등 주변의 다양한 사물을 직접 보여주면서 아이가 한글을 접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

글씨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 아이를 위해서는 미술을 동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색연필이나 색종이를 이용해 글씨를 만들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색깔로 글자카드를 만들어 보게 할 수 있다. 또 알고 있는 글자들을 오려내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부모의 역할=부모가 자주 칭찬하면 아이는 한글에 더욱 재미와 흥미를 갖게 된다. 아이가 어느 정도 글을 읽기 시작하면 부모와 아이가 한 문장씩 번갈아가며 동화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한글을 익히도록 해보자.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돼 큰소리로 책을 읽으면 정확한 발음 연습도 함께 할 수 있다. 동화 테이프나 CD를 들려주는 방법도 있다. 또 일상생활에서 부모가 동화 속 표현을 흉내내 이야기하면 어휘력과 표현력, 상상력 등이 함께 키워진다. 끝말잇기나 같은 말로 시작하는 단어찾기 놀이는 음절에 대한 자각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다.

다양한 어휘력과 표현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아이가 가급적 많은 책을 읽고 생각과 느낌을 말하는 기회를 주도록 한다.

전문가들은 입학 전 한글 글자 공부를 많이 한 아이들은 정작 학교 수업에는 흥미를 잃기 쉬우므로 입학 전에는 책읽기에 흥미를 붙여주는 정도가 적합하다고 조언한다.

▽한글 프로그램=한솔교육 ‘신기한 아이 한글나라’는 그림책과 놀이판 등을 아이 스스로 조작하면서 한글을 익히도록 하고 있다.

만 3, 4세를 대상으로 하는 대교 눈높이 한글은 한글친해지기, 한글자라기, 한글떼기 3단계로 구성돼 있다.

인터넷 한글 학습 사이트인 아리수한글(www.arisu.co.kr)은 한글이 만들어진 원리에 기초해 자모음 결합 방식을 익혀 한글을 깨치도록 한 것이 특징.

초등학생 대상 인터넷 학습지 와이즈캠프(www.wisecamp.com)의 ‘도전! 받아쓰기’ 프로그램은 한 달에 모두 10회 시험을 보고 총점을 기록해 받아쓰기 왕을 뽑아 상품을 주고 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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