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교사임용 놓고 ‘시끌’

  • 입력 2003년 10월 10일 21시 42분


“내년 3월 임용 100% 보장하라.”

“임용시험 법 절차는 지켜야 한다.”

만성적인 초등 교사 부족을 겪고 있는 경북교육계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 11월 임용시험을 앞두고 교육청 현직 교사, 교육대학생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중등교사 자격증을 갖고 지난해 대구교육대학에 ‘특별편입’한 학생 290명은 9일부터 경북도교육청 앞에서 “2004년 3월 100% 임용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4410명이 편입시험에 응시해 현재 290명이 재학 중이다.

이들은 “경북교육청은 경북도내 초등교원 부족 상황을 고려해 편입 인원을 결정했으므로 초등교사 자격취득과 함께 사실상 전원 임용을 하겠다는 뜻이 아니었느냐”며 “정부와 교육청은 그동안 특별편입생은 전원 임용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임용권한이 있는 경북도교육청은 초등 교사 부족이라는 ‘현실’과 임용시험은 자격증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는 규정 사이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01년도 경북교육감 추천 대구교대 편입생 특별전형 공고에는 ‘이 시험에 합격해 대구교대에 입학하면 졸업 후 자격취득일로부터 3년간 타 시도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응시할 수 없으며, 경북교육청이 실시하는 초등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해 임용될 시 임용일로부터 3년간 경북지역에 계속 근무해야 한다’고 돼 있다.

경북교육청 윤영동(尹永東) 교육국장은 “편입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대구교대에 교사 수급 때문에 편입할 수 있도록 경북도교육감이 추천해 입학한 것과 임용시험 면제 및 임용 보장은 구분해야 한다”며 “법 절차를 무시하고 임용 보장을 요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내년에도 도내 초등교사 부족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교대 편입생들이 임용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의 초등 교사 수급 상황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현재 부족한 초등 교사는 258명이며 내년 2월 70여명이 정년퇴직할 예정이다. 거기다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조정하면서 345학급이 증설돼 교사는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학급 증설에 따른 교사 정원이 얼마나 될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인 데다 내년 2월 졸업하는 대구교대생 600명 가운데 경북으로 얼마나 지원할 지도 미지수다.

경북교육청은 내년 대구교대 졸업생 가운데 경북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대구시교육청의 초등 교사 임용시험에 경북 초등교사 수백명이 응시할 것으로 예상돼 대구시내 임용시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초등 교사 수급에 너무 변수가 많아 내년에 도내 초등교사가 얼마나 부족할지 예상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교대 편입생들이 임용 보장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것도 이런 사정을 불안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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