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문불응 車추격 ‘대낮 도심 총격전’

  • 입력 2003년 9월 28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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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대낮에 서울 도심에서 가스총을 쏘며 저항하는 차량절도 용의자를 경찰이 실탄을 쏴 붙잡았다.

▽사건 발생=28일 오전 11시반경 서울 마포경찰서 동남지구대에 승용차를 탄 한 30대 남성이 자신의 승용차를 뒤따라오며 고함을 지른다는 여성 운전자의 신고가 접수됐다.

용의 차량은 서울 마포구 대흥동 서강대 후문에서 출동한 경찰 순찰차를 들이받고 이화여대 방향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경찰은 차적조회 결과 용의 차량이 이날 오전 3시경 경기 안산시 안산역 앞에서 도난당한 경비용역업체 차량임을 확인하고 범인 김모씨(37)를 뒤쫓았다.

▽도심 추격전과 범인 검거=김씨는 이화여대 입구 전철역∼아현고가∼의주고가∼서울시청을 거치며 달아났다.

경찰은 순찰차 3대를 추가로 투입해 용의 차량을 뒤쫓았다. 당시 서울 도심은 차량 통행량이 적어 한산했기 때문에 순찰차는 시속 80km 이상의 속도로 추격전을 폈다.

용의 차량은 광교로터리 부근에서 잠시 멈춘 사이 순찰차가 앞뒤를 막아서자 순찰차를 들이받고 안국동로터리를 거쳐 종로구 종로2가 삼성타워 앞까지 달아났다. 용의 차량이 앞차에 막혀 더 이상 달아나지 못하자 경찰은 용의 차량의 유리창을 부순 뒤 김씨를 검거하려 했다.

김씨가 가스총 2발을 쏘며 저항하자 경찰은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했다. 이 중 실탄 1발이 김씨의 오른쪽 발목을 관통해 이날 정오경 도심 추격전은 30분 만에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 일대를 찾은 시민들은 총성에 놀라 대피하는 등 한때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 조사=인근 병원으로 후송된 김씨는 “호기심으로 차량을 탔다”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어 경찰이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김씨를 검거한 김모 경장을 상대로 운전석에서 저항하는 범인에게 실탄을 발사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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