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메운 태풍 쓰레기 처리 비상…경남에만 2만t 넘을듯

  • 입력 2003년 9월 18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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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충북 제천시 남한강 충주호 상류에서 수자원공사 인부들이 태풍 ‘매미’로 떠내려온 쓰레기를 포클레인을 동원해 건져내고 있다. 쓰레기 완전수거에는 보름 정도가 더 걸릴 전망이다. -제천〓전영한기자
18일 충북 제천시 남한강 충주호 상류에서 수자원공사 인부들이 태풍 ‘매미’로 떠내려온 쓰레기를 포클레인을 동원해 건져내고 있다. 쓰레기 완전수거에는 보름 정도가 더 걸릴 전망이다. -제천〓전영한기자
경남과 전남의 남해안 해안선 일대가 태풍 ‘매미’로 인해 육지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와 바다 양식장의 파손된 시설물 등으로 뒤덮여 있으나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방치되고 있다.

18일 경남도에 따르면 통영시 산양읍과 용남면, 광도면을 비롯해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해수욕장과 동부면 몽돌해수욕장 일대는 폐부이(buoy·양식장의 구조물 등을 띄우기 위한 스티로폼)와 그물, 어구 등이 수백t씩 밀려와 흉물스럽게 떠 있다.

굴 양식장이 밀집한 고성군 하일면 자란만 해변도 쓰레기 야적장을 방불케 할 정도.

마산시와 진해시, 남해군도 해안선을 따라 파손된 양식장 구조물과 육지 쓰레기가 뒤섞인 채 겹겹이 쌓여 있다.

고성군 하일면 동화리 주민 김모씨(56)는 “지난해 태풍 ‘루사’와 ‘라마순’ 때도 수십t의 쓰레기가 밀려와 며칠 동안 뗏목을 이용해 청소를 했다”며 “주택과 어장부터 먼저 복구해야 하기 때문에 바다 쓰레기 처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영시청 해양관리계 김지숙씨는 “공공근로자와 환경미화원, 어민 등이 힘을 합쳐 쓰레기를 해안에 임시 야적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라며 “결국은 차량과 장비가 동원돼야 정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현재 경남도내 바다 쓰레기 발생량은 통영시가 7100t으로 가장 많고 거제시 2300t, 남해군 2000t, 고성군 1100t, 진해시 500t 등 모두 1만4000t에 이른다.

그러나 정확한 집계가 끝나면 2만t이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남도는 바다 쓰레기 처리비용 35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전남 남해안에도 이번 태풍으로 양식시설이 파손되면서 시설물 잔해가 곳곳에 널려 있으나 워낙 양이 많고 부피가 커 어민들이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양식 시설물 잔해들은 해안가에 떠밀려와 산더미처럼 쌓여 있거나 양식장에 뒤엉켜 있으며 일부는 바다에 둥둥 떠다니면서 선박 운항에 지장을 주고 있다.

전남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여수지역의 경우 양식시설의 70%가 전파 또는 반파돼 8000여t의 바다 쓰레기가 발생했고 완도해역에도 9700여t, 고흥해역 3000여t의 쓰레기가 연안을 덮고 있다.

완도군은 어선과 어장 정화선을 총동원해 바다 쓰레기 수거에 나서고 있으나 양이 많아 처리에 40일 정도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수시 화정면 개도리 이강채씨(44)는 “바다 쓰레기 수거가 지연될 경우 상당량이 밑으로 가라앉아 바다오염은 물론 해상사고의 위험마저 있다”고 말했다.

통영=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여수=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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