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남'님비현상' 극성 "혐오시설 내고장엔 안돼"

  • 입력 2003년 9월 15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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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사는 곳에 혐오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님비(Nimby)현상’으로 전남지역의 광역 하수슬러지처리시설, 쓰레기소각장, 송전시설공사 등 각종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전남도는 15일 광역하수슬러지처리 및 재활용 시설 설치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함평군이 주민 반대로 사업을 포기함에 따라 이 사업의 입지를 공개모집키로 했다고 밝혔다.

도는 전남지역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발생되는 하수슬러지의 원활한 처리와 주민친화형 시설을 설치하기위해 22개 시 군을 대상으로 총 820억원을 투입하는 사업 후보지를 다음달 5일까지 공개모집하고 있다.

하루 200t을 소각할 수 있는 소각시설 2기와 하루 60t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재 재활용시설 1기, 하루 100t을 처리할 수 있는 건조시설 1기 등이 들어서는 이 사업은 당초 올해 3월 착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후보지였던 함평군 엄다면 주민들이 “친 환경 농업단지에 초대형 슬러지 소각장이라는 혐오시설이 들어서면 ‘청정 함평’이란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다”며 반발해 사업이 수개월째 표류했다.

무안군도 무안읍 성동리에 하루 처리용량 30t 규모의 쓰레기소각장을 설치하려고 했으나 인근 함평군 엄다면 주민들이 소각장이 너무 가까워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며 집단 반발, 사업추진을 미루고 있다.

또 광양제철이 추진 중인 한전 광양변전소간 고압 송전시설공사의 경우 주민들이 송전시설 지중화와 집단 이주를 주장하며 송전탑 건설을 막고 있다.

여수시 소라면 간기리 주민들은 치매노인 수용시설이 들어서면 땅값이 떨어진다며 지난 한달간 집회를 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각종 현안사업이 님비로 발목이 잡히는 것은 자치단체 등이 지역민에 대한 여론수렴 절차를 소홀히 했거나 해당 사업의 필요성과 안전성에 대한 홍보 부족 때문이라며 주민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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