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두의원에 110억 전달”

  • 입력 2003년 8월 22일 18시 01분


‘현대 비자금 150억원+α’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2000년 총선 당시 현대 비자금이 김옥두(金玉斗) 민주당 의원 등을 통해 민주당에 공식 전달됐는지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고문은 최근 검찰에서 “현대에서 받은 돈은 아니지만 110억원을 2000년 당시 사무총장이던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조만간 김 의원을 상대로 자금의 사용처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권씨가 주장하는 110억원이 현대 비자금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권씨 주변 인사들을 상대로 현대에서 현금 200억원이 무기거래상 김영완(金榮浣·해외 체류)씨를 거쳐 민주당으로 유입됐는지 조사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최근 “당시 당에 돈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권 전 고문이 알고 지인들에게 빌려 당에 입금했다”며 “모든 것은 선거법 절차에 따라 처리했고 선관위에 신고했으며, 관련 서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2002년 3월 김씨의 자택에서 현금과 채권을 도난당했을 때 김씨의 부탁을 받고 청와대 파견 근무 중이던 박종이(朴鍾二) 경감에게 ‘수사 보안’을 지시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박 전 장관은 당초 “현대에서 150억원을 받지 않았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으나 수사팀이 돈이 전달된 구체적 정황에 대해 추궁하자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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