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외국인 근로자 체불임금 44억

  • 입력 2003년 8월 20일 18시 27분


국내에 취업한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임금 체불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노동부가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홍문종(洪文鐘·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임금 체불액은 올 상반기(1∼6월) 44억95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742개 사업장에서 일하는 2687명의 외국인이 제때 월급을 받지 못했으며 1인당 체불액은 167만원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임금 체불액 44억9500만원은 지난해 1년간 체불액이 58억24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미 77%에 이르는 것으로 매년 추석을 전후해 임금 체불이 급증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전체 체불액은 작년 수준을 훨씬 뛰어넘을 전망이다.

외국인근로자의 산업재해 역시 크게 늘어 올 들어 6월 말까지 사망 36명을 포함해 1230명의 산재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불과 6개월 만에 2001년(1491명)의 82.5%, 2002년(1954명)의 62.9%에 이르는 것이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상시근로자 5명 미만 영세업체의 외국인 산재환자가 전체의 28.5%로 가장 많았으며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전체의 24%를 차지해 가장 위험한 업종으로 꼽혔다.

홍 의원은 “외국인 임금 체불액과 산재환자 수는 노동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불법취업자가 30만명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보다 훨씬 축소된 수치일 것”이라며 “외국인근로자를 착취한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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