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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18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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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18일 오후 3시 사상 처음 여는 전국 법관회의를 1시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문 부장판사는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사법부 전체의 후진성 때문"이라며 "대법원은 사법 개혁이라는 국민의 염원을 매번 무시해 왔고 이번 인사 파문도 전근대적인 사법제도의 병폐라는 빙산의 일각이 드러난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문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이 선별한 세분중 한분의 법관을 대통령이 임명한다면 사법개혁을 이루고자 하는 뜻이 없다고 판단, 사표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이러한 사태가 우연한 실수 내지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 필연이었다는 점을 증명하고자 한다"면서 "국가적으로도 사법개혁에 관한 아무런 대안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저로서는 모든 희망을 접고 법관직을 사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글에서 문 부장판사는 "과거 일제시대의 사법시스템을 이어 받은 우리 사법부는 군사독재시대를 거치면서 더욱 비민주적, 전근대적, 관료적, 폐쇄적 시스템으로 고착되었다"면서 "대법원에서 지금이라도 개선위원회와 자문위원회를 개방적으로 구성해서 진정한 개혁에 나서주기를 바라지만, 현재의 경직된 마인드를 가진 분들이 대법원의 행정을 좌우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이 가능할지는 심히 기대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또 문 부장판사는 "제 진단에 대해 대법원의 반론이 가능하겠지만,이 문제에 대해 어느쪽이 다수 의견인가에 관해 법관·법조인 전체와 국민 일반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할 것을 제안한다"며 "설문조사 결과 다수가 제 진단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을 저의 잘못으로 인정하고 국민과 법관들 앞에 석고대죄할 각오가 돼있다"고 말했다.
문 부장판사는 18일부터 4차례에 걸쳐 사법부의 문제점에 대해 법원 내부통신망에 글을 연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 부장판사와 연판장 서명을 주도했던 이용구 서울지법 북부지원 판사 등은 본인 의사에 따라 '전국 판사와의 대화'에 참석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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