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核폐기장 반대" 격렬시위

  • 입력 2003년 7월 22일 2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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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유치를 반대하는 시위대가 22일 오후 전북 부안군 부안읍내에서 가스통에 불을 붙인 뒤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부안〓연합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유치를 반대하는 시위대가 22일 오후 전북 부안군 부안읍내에서 가스통에 불을 붙인 뒤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부안〓연합

22일 전북 부안군 부안 읍내에서 열린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유치 반대집회가 과격시위로 돌변해 시위대 60여명과 전의경 20여명 등 80여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40여명은 부안성모병원, 37명은 혜성병원, 3명은 한빛정형외과 등에서 치료를 받고 귀가했거나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시위대는 8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10시 자진 해산했으며 이에 따라 시위대가 막았던 주요 도로 9곳도 통행이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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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해산한 일부 시위대가 화염병 등으로 재무장한 뒤 다시 군청청사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아 군청 주변에는 밤늦게까지 긴장감이 돌았다.

▽시위 상황=반대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오후 4시40분 부안 군청 앞으로 몰려가 ‘김종규 군수 퇴진’ 구호를 외치며 시위에 들어갔다.

10여분이 지나면서 시위대 2000여명이 경찰과 몸싸움을 시작했고 이 중 일부가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군청청사 진입을 시도했다.

또 시위대 뒤쪽의 주민들이 군청청사에 돌멩이와 낚싯봉, 각목 등을 던져 현관 유리창과 청사 2, 3층 유리창 20여장이 깨졌다.

이들은 시위를 취재 중인 기자들에게도 돌과 젓갈, 각목 등을 던지기도 했다.

특히 한 시위 참가자가 반대시위 가두차량(1.5t 트럭)을 몰고 청사로 돌진해 이를 막던 전경 10여명이 다쳐 부안성모병원 등지로 긴급 후송됐다. 시위대들은 부안군 중심가에 폐타이어를 쌓아놓고 불을 질러 시커먼 연기가 곳곳에서 피어올랐다.

경찰은 2, 3차례 투석전이 벌어지는 동안 경찰 헬기로 시위대의 해산을 종용했으나 시위대는 군청청사 앞에 앉아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이 오후 6시부터 군청청사 앞에서 시위대의 강제 해산에 나서자 시위대 500여명은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했다. 이 중 일부는 경찰의 추격을 막기 위해 서부터미널 사거리 부근에서 가스통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또 시위대 50여명은 이날 오후 8시30분 김제에서 부안 읍내로 들어오는 동진면 선은동 고개에 폐타이어 수십개를 쌓아놓고 불을 질러 차량통행을 저지하는 등 부안 읍내로 들어가는 주요 길목 9군데를 막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제 정읍 고창 등 도내 주요 지역에서 부안 읍내로 들어가는 차량들이 우회하는 등 차량통행이 차질을 빚었다.

▽경찰수사 및 반대집회=경찰은 시위 주동자와 폭력을 휘두른 주민들을 전원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경찰은 군청 앞 시위에서 각목을 휘두르거나 돌을 던진 농민 수십명의 신원을 비디오로 찍어 뒀으며 23일부터 검거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은 시위 가담자 3, 4명을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부안군 지역에 전경 40개 중대 4500여명을 계속 배치키로 했다.

한편 ‘핵 폐기장 백지화 및 핵발전소 추방 범군민대책위’ 주최로 이날 오후 2시 부안수협 앞에서 열린 집회에는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의원과 종교계, 노동계, 지역주민 등 5000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부안=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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