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청주시-환경단체 '힘겨루기'

  • 입력 2003년 7월 9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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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와 시민단체가 무심천 수중보 건설, 가로수 터널 확포장 등 지역 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마찰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청주시가 추진중인 각종 사업에 차질이 우려된다. 시민들은 “주민을 생각해야 할 시정(市政)이 마치 ‘힘겨루기’의 대상이 된 느낌”이라며 이들의 마찰을 탐탁치 않게 바라보고 있다.

9일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오염하천 정화사업의 하나로 9월말까지 4억원을 들여 청주시내를 가로 지르는 무심천의 롤러스케이트장 인근에 유압식 수중보(총 길이 40m)를 건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청주환경운동연합 등 이 지역 17개 시민단체들은 “환경단체가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던 지난해 1월의 약속을 저버렸다”며 “시는 수중보 건설 계획을 즉각 중단하고 무심천 생태 복원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수중보가 건설되면 장마시 물의 흐름이 막혀 홍수피해가 우려되고 퇴적물이 쌓여 부영양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시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 일대에 돌다리를 놓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2001년 환경부에 예산 지원을 요청할 당시 충분한 검증을 받았으며 이를 설치할 경우 오히려 수질이 개설되고 수위가 일정하게 유지돼 자연경관도 좋아질 것”이라며 시민단체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시는 또 2006년까지 507억원을 들여 흥덕구 강서동∼경부고속도로 청주IC 간 ‘가로수 터널(총 길이 4.53km)’을 왕복 4차선(22m)에서 왕복 8차선(50m)으로 확 포장한 뒤 이 일대에 광장, 휴게실 등도 조성해 시민 휴식처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이 사업이 강행되면 자연 문화유산으로 보존할 가치가 큰 기존 ‘가로수 터널’의 자연경관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높을 뿐만 아니라 시는 투자한 만큼 교통량을 분산시키지도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토지보상비 66억원을 책정한 시는 “이 일대 교통량이 하루 평균 5만5000여대에 이르러 포화상태인 데다 인근에 오송생명과학단지, 오창과학산업단지 등으로 연결되는 진입로가 없어 확 포장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시가 2005년까지 민자 등 85억원을 들여 흥덕구 신대동에 지을 예정인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시설 사업도 사정은 마찬가지.

시는 음식물 쓰레기 매립이 금지됨에 따라 이 사업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시민단체는 충분한 기술적 검토를 하지 않고 추진하고 있어 실효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시민 김정화씨(29)는 “시와 시민단체들이 각자의 주의주장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충분한 대화를 통해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양측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수용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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