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국내 첫 도시형 대안학교 ‘이우학교’ 정광필 교장

입력 2003-07-02 19:01수정 2009-09-2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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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도심에 위치한 도시형 대안학교이자 특성화 학교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우(以友)학교가 지난달 27일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최종 설립인가를 받고 9월 문을 연다.

이우학교는 6월 초 ‘제1차 예비학교’를 통해 신입생 일부를 모집한 데 이어 이달 말까지 신입생 선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상생(相生)의 지혜를 갖춘 사람을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어 입시 위주의 교육에 찌든 국내 일반 학교에 신선한 ‘충격’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우학교’ 정광필 교장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보다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할 수 있는 학생을 원한다”고 말한다.-박주일기자

설립 준비 단계에서부터 이명현(李明賢) 전 교육부장관, 강지원(姜智遠) 변호사 등 사회 저명인사 87명이 참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개교를 앞두고 신입생 선발 등 마무리 절차에 여념이 없는 정광필(鄭光弼·46·사진) 교장을 만나 교육 이념과 앞으로의 학교 운영 계획 등을 들어봤다. 정 교장은 지난달 13일 학교 이사와 교사로 구성된 교장선출위원회에서 초대 교장으로 선출됐다.

―지원자는 얼마나 되나.

“학부모들의 관심이 너무 많아 고맙기도 하지만 그만큼 학교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같아 어깨가 무겁다. 학교 기숙사가 없어 집에서 통학해야 하는데도 부산 광주 등에서 지원한 학생도 많았다. 합격만 되면 이사를 하겠다는 열성파 학부모도 있었다.”

―어떤 학생을 원하나.

“며칠 전 탄천변에 나갔더니 부모와 아이가 큰 쓰레기봉투를 들고 청소를 하는 것을 보았다. 순간 ‘혹시 우리 학교에 지원하려는 학부모와 학생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우리 아이 성적이 이렇게 우수한데 왜 떨어졌느냐’고 항의하는 학부모들이 종종 있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한 평가 기준이 아니다.”

―어떤 기준으로 선발하나.

“학부모 지원서에 ‘생업 이외에 사회와 이웃에 기여한 바를 기술하라’는 항목이 있다. 명문대에 자녀를 진학시키기 위해 우리 학교에 보내려는 학부모는 사양한다. 100점 만점에 학부모 점수는 0점에서 20점까지여서 사실상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전형 요소다.”

―특성화 학교로 신입생을 전국 단위로 선발하면서 기숙사를 두지 않는 이유는….

“분당과 용인시 지역에서 우리 학교가 성공을 거둬 이런 학교가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또 우리의 교육운동이 성과를 거두면 기존의 일반 학교에도 자극을 줘 학교 교육의 모습이 바뀌기를 기대한다. 이런 학교가 전국에 10개만 있으면 우리나라 교육이 바뀔 것이다.시골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대안학교의 모델을 일반 학교에 적용하기는 어렵지 않나.”

―중산층을 위한 ‘귀족 명문학교’가 아니냐는 오해도 있는 것 같다.

“사실 처음부터 분당에 학교를 세우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학교 터를 물색하다가 조건이 맞는 땅이 있어서 그렇게 됐다. 그러나 분당은 지역적으로 도시 공동체적인 삶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다. 또 분당에서 우리의 교육 운동이 성공하면 전국 어디서나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도 있다.”

―교과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학생의 수준과 진로에 맞는 맞춤식 교육과정에 따라 토론식, 탐구식 수업을 하게 된다. 수업은 강의보다는 학생들이 주도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또 농사 등 노작활동과 사회봉사활동, 비정부기구(NGO) 참여활동 등도 도입된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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